김한길 vs 反김한길 민주 ‘당권레이스’ 점화

입력 2013-03-24 18:20


4선의 민주통합당 김한길 의원이 24일 5·4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 비주류계 좌장이자 현재 ‘대세론’을 형성 중인 그가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김한길 대 반(反)김한길’ 구도의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김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독한 마음으로 혁신에 나서는 길만이 민주당을 다시 살릴 수 있다”며 “민주당 지지자와 진보개혁세력, 부동층, 중간세력까지 포괄하는 대통합을 통해 야권의 재구성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친노(親盧·친노무현)계 및 주류를 겨냥해선 강경 발언을 잇따라 쏟아냈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과 대선 패배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에 더 화가 난다는 여론을 직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당권을 패권화했던 지도부 기득권을 당원에게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과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선 “안 전 교수가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이 야권 재구성을 염두에 둔 것이고, 야권 재구성이 본인 몫이라고 생각한다면 민주당과 고민을 공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만으로 야권 재구성이 어려운 점도 분명하다”면서 “독하게 혁신한 새로운 민주당이 안 전 교수의 지지자들을 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안 전 교수와 전당대회 전에 만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또 “내가 안 전 교수를 만났다는 설(說)이 돌고 있는가본데 안 전 교수가 지난해 말 미국 출국 전 전화통화한 것이 마지막”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1990년대 초 자신이 진행한 한 방송프로그램에 안 전 교수가 초대 손님으로 나오면서 개인적 친분을 맺었다고 한다.

‘반(反)김한길 연대’의 물밑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강기정, 이용섭 의원과 출마 가능성이 있는 신계륜, 이목희 의원이 지난 20일 회동했다. 이들은 이번 전대가 대선 패배 책임을 묻기보다 당이 위기에 놓인 만큼 혁신을 위한 토론의 장이 돼야 한다는데 공감했다고 한다. 일단 당 대표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되는 예비경선(컷오프)까지 각자도생의 전략을 취하다 컷오프 이후 범(汎)주류 후보 2명이 단일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4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 후보군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성엽(전북), 황주홍(전남) 의원이 출마 의사를 굳힌 가운데 우원식(서울), 안민석·최재성(경기) 의원이 출마를 고심 중이다. 충청권에선 양승조, 부산·경남에서는 조경태 의원이 출마할 것으로 전해졌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