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형으로 바뀌는 2014학년도 수능… 중하위권, 등급 상승 효과 빠른 A형 선택 늘어날 듯

입력 2013-03-24 17:29 수정 2013-03-24 23:23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가장 큰 특징은 A·B형으로 나눠지는 수준별 수능이다. 지난 13일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A·B형 수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진단이었던 만큼, A·B형 수능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입시전문가들은 이번 시험을 통해 성급하게 응시할 유형을 결정짓기보다 자신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1년간의 학습계획을 세우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A·B형 유형 선택을 가급적 빨리 결정하고 유형에 맞춘 학습을 해나갈 때 전략적 수험생활이 가능해진다는 사실 역시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형과 B형, 내게 맞는 유형은?=이번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고3 수험생들이 A형과 B형을 선택한 경향을 살펴보면 국어의 경우 A·B형에 큰 차이가 없었고, 수학의 경우 A형의 선택 비율이 좀 더 높았다. 하지만 영어는 수험생의 85%가 B형을 선택하는 ‘B형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이는 현재 대부분의 최상위권 대학들이 인문계열은 ‘국어 B형·수학 A형·영어 B형’의 조합을, 자연계열은 ‘국어 A형·수학 B형·영어 B형’의 조합을 지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상위권 대학의 일부 모집단위와 중하위권 대학들이 A·B형을 모두 반영하면서 B형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는 것 역시 이런 B형 쏠림현상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표1 참고).

하지만 많은 대학들이 B형에 가산점을 부여한다고 해서 중하위권 수험생 모두가 B형 수능을 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어려운 B형을 선택했다가 낮은 점수를 얻을 경우 가산점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대입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하위권 수험생들일수록 A·B형의 문제 유형 차이, 난이도, 성적 향상, 목표대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조기에 해야 하는 이유다. 아직 A형과 B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수험생이 있다면 다음 3가지 점에 유의해 자신에게 꼭 맞는 유형을 찾아보자.

◇‘표준점수·응시인원·지원대학’ 세 요소 꼼꼼히 따져봐야=2012년 전국 학력평가 결과를 분석해보면, 최고점과 1~2등급의 경우 A형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나지만, 중위권의 경우 오히려 B형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능은 원점수를 표준점수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함께 응시하는 집단의 분포에 따라 점수 변환 폭이 달라질 수 있다. 유형 선택을 고민하는 중위권에서 오히려 표준점수로 변환했을 때 B형이 유리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표2 참고).

둘째, A·B형의 응시인원 변화 추이 역시 확인해봐야 할 요소다. 입시전문가들은 3월 학력평가로 응시 비율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실시되는 교육청 학력평가나 사설 모의고사에서의 응시 비율 변화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치우 비상학원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영어는 6월 모의평가 이후 최소한 전체 수능 응시자의 30~40%가 A형에 응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영어의 유형 선택이 가장 어려울 수 있고 그만큼 입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24일 비상에듀에 따르면 2013학년도 외국어 영역 응시자 중 중위권 이하의 상당수가 포함된 40% 정도가 A형을 응시할 것이라고 가정했을 경우의 등급 변화를 예측한 결과(그래픽 참고), 지난해 영어 7등급(백분위 11)을 받은 수험생들이 올해 A형에 응시할 경우 4~6등급(백분위 60~23)으로 등급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4~5등급(백분위 60~40)을 받은 수험생들이 올해 B형에 응시하면 6~7등급(백분위 23~11)이 되는 반면, A형에 응시하면 2~3등급(백분위 89~77)을 받게 돼 일종의 ‘등급 상승효과’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수험생들은 이처럼 점수나 등급 향상을 노리고 A형을 선택하는 순간, B형 지정대학의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유념해야 한다. 성급한 A형 선택으로 인해 주요대학 진학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으므로, ‘표준점수·응시인원·지원대학’ 세 요소를 꼼꼼히 살펴보고 신중히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