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수 공정위장 후보, 세금탈루 의혹에 업무보고 받다 돌연 중단
입력 2013-03-22 18:17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소득세 탈루 의혹이 제기된 직후 한 후보자에 대한 공정위 업무보고가 돌연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내부에서 한 후보자 적격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22일 공정위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업무 파악 및 청문회 대비를 위해 지난 18일부터 5일간 국별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업무보고는 첫날 경쟁정책국, 19일 기업협력국 순으로 순조롭게 진행되다가 20일 갑자기 중단됐다. 중단된 당일 오전 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 후보자가 상습적으로 2억원의 소득세를 탈루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실수로 세금을 탈루했으며 이를 뒤늦게 알고 자진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득세 탈루 의혹이 업무보고 중단 이유로 알고 있다”며 “언제 다시 시작한다는 얘기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공정위 내에서 한 후보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정위 한 간부는 “상식적으로 수십 년간 세법을 연구한 조세전문가가 실수로 세금을 탈루한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과연 공정위 수장으로 적격한 인물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런 내부 기류를 의식한 듯 간부들에게 한 후보자 관련 언론 대응 지침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또 다른 간부는 “한 후보자에 대한 평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세 분야로) 공정위 외연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 생리를 잘 아시니 대기업 정책을 잘 펼 것으로 기대된다’ 식의 답변을 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김준범 대변인은 “한 후보자가 다른 자료를 검토할 일이 있어 업무보고를 중단한 것으로, 조만간 다시 재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언론지침 하달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자 청문회는 당초 28일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3년 로펌 근무 경력과 100억원대 재산 형성에 이어 세금 탈루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야당의 반대로 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세종=이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