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많이 읽고 친구와 잘 어울릴 때 아이들 어휘·표현력 쑥쑥

입력 2013-03-22 18:10


유아 어휘력 발달에는 학습지 교육보다 독서를 많이 하고 친구들과 많이 노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한국아동패널 2012 심층분석 연구’에서 만3세 유아의 어휘력은 책을 많이 읽거나 사회성이 높을 때 발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한국아동패널 4차년도 자료에서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3.5세 사이 유아 734명의 어휘 발달 과정을 분석한 결과다.

우선 유아의 어휘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독서였다. 하루에 30분 미만 책을 읽는 유아 179명 중 평균 이상 어휘력을 가진 아이는 54.2%에 그쳤다. 반면 30분에서 1시간 동안 책을 읽는 유아 357명 가운데 60.2%, 1시간 이상 책을 읽는 100명의 유아 중 71.0%가 평균 이상의 어휘력을 갖고 있었다.

학습지 등 방문교육은 어휘력 발달에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지 교육을 받는 유아 191명의 어휘력과 학습지 교육시간의 연관성에선 유의미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어휘력 발달과 관련된 활동은 어린이집 이용, 혼자 집안에서 놀기, TV나 비디오 시청, 수면시간 등이 해당됐다.

성격이 활발하거나 또래와 잘 어울리는 아이일수록 어휘력이 좋았다. 유아 어휘력을 1∼4등급(높을수록 좋음)으로 분류한 결과 사회성이 평균보다 낮은 유아 310명의 어휘력은 평균 2.79등급이었다. 이에 비해 사회성이 좋은 유아들은 어휘력이 평균 3.0등급을 기록했다. 또 또래와의 놀이활동이 평균보다 적은 유아 355명의 어휘력은 평균 2.79등급이었지만 놀이활동 시간이 많은 유아 379명의 어휘력은 평균 3.15등급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자아이의 표현 어휘력이 높았고 첫째·둘째 아이가 셋째 이상 아이보다 표현력이 우수했다. 연구진은 부모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은 유아는 표현력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성별이나 출생 순위에 따라 양육자와 함께 지내는 시간, 어린이집 이용 여부, 놀이시간 등의 차이가 어휘력 차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송요현 육아정책연구소 박사는 “많은 부모들이 불안함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학습지 등으로 선행학습을 하려 한다”며 “어휘력은 아이의 입장에서 ‘놀이활동’을 할 때 훨씬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