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명문高 몰락] 대법관은 예나 지금이나 명문高가 압도적

입력 2013-03-22 17:12 수정 2013-03-23 09:52

‘사법부의 꽃’이라고 불리는 대법관은 여전히 ‘전통 명문고’ 출신이 초강세다.

국민일보가 29일 2013년, 2003년, 1993년 3월을 기준으로 대법원장·대법관 14명의 출신 고교를 집계한 결과 각각 11명, 10명, 11명이 전통적인 지역 명문고를 나온 인사였다. 출신 대학 쏠림은 더 심하다. 20년 전, 10년 전 그리고 현재 모두 14명 중 12명이 서울대를 졸업했거나 중퇴했다. 지금까지 임명된 대법관 다수가 70년대 중반 평준화 이전에 고교에 입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93년 대법관은 광주고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았다. 호남 출신인 배만운 윤영철 천경송 윤관 대법관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 영남에서는 경북고 출신 박만호 최재호 대법관, 부산고 출신 박우동 대법관, 경남고 출신 안우만 대법관이 있었다. 김주한 김용준 대법관은 각각 서울고 졸업과 중퇴였다. 김덕주 대법원장은 청주고를 졸업했다. 영남과 호남 출신이 4명씩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10년 뒤인 2003년에는 보다 다양한 지역 명문고 출신이 포진했다. 전북 출신인 이강국 박재윤 대법관은 전주고를 졸업했다. 이규홍 고현철 대법관은 대전고, 변재승 대법관은 서울고, 서성 손지열 대법관이 경기고를 나왔다. 윤재식 대법관이 광주제일고, 배기원 강신욱 대법관이 경북고 출신이다. 비명문고 출신 4명 중에는 진주사범학교를 졸업한 조무제 대법관이 포함돼 있었다.

현재 대법관 14명 중에는 평준화 세대인 김소영 대법관이 포함돼 있다. 김 대법관은 84년 서울 정신여고를 졸업했다. 성별과 전직(前職)이 과거보다 다양화됐다. 여성 2명, 교수와 변호사였던 이가 1명씩 있다. 그러나 여전히 명문고 출신이 주류다. 신영철 이인복 대법관은 대전고, 이상훈 고영한 대법관은 광주제일고, 양창수 김용덕 대법관은 서울고를 졸업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경남고, 김신 대법관이 부산고, 민일영 대법관이 경복고, 차한성 대법관이 경북고를 나왔다.

93년에는 전남대를 졸업한 배만운 대법관, 연세대를 나온 윤관 대법관을 제외하고 모두 서울대 출신이었다. 2003년에는 조무제 대법관이 동아대 법학과, 배기원 대법관이 영남대 법학과 졸업자였다. 현재는 박보영 김창석 대법관이 각각 한양대와 고려대를 나왔다. 대법원 관계자는 “비평준화 시기에는 우수한 인재가 전통 명문고에 많이 쏠렸던 것 같다”며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 측면에서 법원이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