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욱 칼럼] 맘모니즘을 대항한 한국교회의 선한 싸움

입력 2013-03-22 17:57


우리 주 예수님은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 6:24)고 경고하셨다. 이 말씀은 첫째, 인간 세상에서 하나님을 대신하여 인간의 숭배를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우상이 바로 재물이요, 물질이요, 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하나님을 섬기고, 사랑하고, 중히 여기는 자는 반드시 재물 즉 맘몬을 미워하고, 경히 여기고 섬기지 않게 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셋째, 하나님을 섬기고, 사랑하고, 중히 여긴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재물과 물질과 맘몬을 미워하지 않고, 경히 여기지 않고, 섬기는 자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주 예수님의 교훈과 동일한 맥락에서 사도 바울은 “돈을 사랑함이 일만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딤전 6:10)라고 말씀했다. 성경은 재물과 돈이 본질적으로 악하다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재물과 돈은 얼마든지 거룩하게 선용될 수 있다. 문제는 돈을 사랑하는 마음이고, 재물에 대한 탐욕이며, 물질에 대한 숭상이다.

이 시대, 이 세상을 지배하는 최고의 권력자는 재물과 돈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이면 다 된다” “돈이 최고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 “돈 없는 인생은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인생이다”라고 믿고 있다. 돈을 전능한 신으로 예배하고, 맘몬의 신을 숭배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실생활에서 돈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다. 돈으로 권력도, 인기도, 명예도, 사랑도 다 살 수 있는 것 같은 세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돈의 배후에 자신들의 영혼을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요 10:10) 마귀와 악의 세력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은 돈 때문에 하나님을 거부하고, 돈 때문에 하나님과 거래를 하고 돈 때문에 자신의 양심을 팔며, 돈 때문에 몸을 팔고, 돈 때문에 부모를 죽이고, 돈 때문에 남편과 아내를 죽이고, 돈 때문에 자식을 죽이고, 돈 때문에 형제자매가 원수가 되고, 돈 때문에 포르노와 마약에 중독되고, 돈 때문에 아동 성매매를 부추기고, 돈 때문에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고, 돈 때문에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엄청난 죄악들을 주저없이 저지른다. 그 놈의 돈… 쩐… 때문에.

문제는 이런 맘모니즘의 악령이 우리 한국교회 안에 몰래 들어와 강력한 세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돈 없으면 장로도 권사도 못 한다” “돈 없으면 목회도 선교도 못 한다”라는 말이 우리 교회 안에서 회자된 지 이미 오래 되었다. 하나님이 지배하고 통치해야 할 교회가 돈이 지배하고 통치하는 강도의 굴혈이 되어가고 있다.

자본이 지배하고, 맘몬이 지배하고, 쩐이 지배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의 참된 군사들은 주님과 주님의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모든 물질에 대한 탐심을 거부하고, 통제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물질과 물질에 대한 탐심의 노예가 되지 않는 유일한 비결이 바로 희생적으로 나누어 주는 것이며, 관대하게 베푸는 것이며. 재물을 땅에 쌓지 않는 것이며(마 5:19, 약 5:3) 선한 일에 열심하는 하나님의 친백성이 되는 것(딛 2:14)임을 성경은 곳곳에서 증거하고 있다.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딤전 6:18)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 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히 13:16)

한국 사회와 교회는 바로 돈에 대한 탐욕과 사랑 때문에 위기에 처해 있다. 돈을 움켜쥐고, 돈의 노예가 되어 사는 삶이 아니라 돈을 지배하고, 돈을 포기하고, 돈을 나눠주는 참된 생명을 취하는 삶(딤전 6:19)을 우리 모두가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정성욱 (덴버신학교 조직신학 교수, 큐리오스 인터내셔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