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는 性접대 파문] “참담 허탈” 檢 패닉… 김학의 법무 차관 性접대 의혹 낙마에 검찰 충격

입력 2013-03-21 22:43

김학의(57) 법무부 차관이 건설업자 윤모(52)씨의 성접대 사건 연루 의혹으로 21일 사퇴하자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김광준 전 검사 비리, 로스쿨 출신 전모 검사 성추문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검찰은 현직 차관의 성접대 연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까 우려하며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법조계 안팎에선 지난 1월부터 김 차관 관련 의혹이 떠돌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설마 사실이겠느냐”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김 차관이 사퇴하자 충격에 휩싸였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급 검사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믿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만약 수사를 통해 성접대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검찰은 회복할 수 없는 수준까지 위신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검찰청의 한 간부급 검사는 “사실이 무엇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일 자체가 불거졌다는 게 검찰 간부로서 너무 참담하다”고 말했다. 다른 간부급 검사도 “사실 여부를 떠나 법무부 차관 이름이 성접대 사건에 거론됐다는 게 검찰의 현주소”라고 한탄했다.

평검사들은 “할 말을 잃었다. (검찰 위신이) 바닥까지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지하실이 있더라”며 허탈해 하기도 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새로 총장이 지명되면서 이제 검찰 개혁의 씨앗을 뿌리려던 때에 재를 뿌렸다”고 말했다. 스스로 떳떳하지 못했다면 애초 차관직을 맡지 말았어야 했다며 강하게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아직 김 차관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수사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장급 간부는 “김 차관이 진실을 주장하며 사퇴한 것은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의도로 봐야 한다”며 “사퇴 자체가 자백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간부급 검사도 “아직 확인된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언론이 섣불리 실명을 거론한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다. 대검의 한 검사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마땅히 사퇴해야겠지만 거짓으로 드러난다면 언론이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