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는 性접대 파문] 사퇴 金 차관은 누구… 검찰총장 물망, 재기 6일 만의 추락
입력 2013-03-21 22:36
김학의 법무부 차관은 일주일 새 두 번의 사표를 냈다. 처음은 재기를 알리는 사표였지만, 두 번째는 씁쓸한 퇴장이다.
김 차관은 박근혜 정부 초대 검찰총장 1차 후보군에 포함됐었다. 박 대통령 측에서 그를 총장에 낙점했다는 말도 떠돌았다. 그러나 지난달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반란’을 일으켜 표결 끝에 최종 후보 3명에서 그를 탈락시켰다. 이후 김 차관 주변 인사들은 그가 검찰을 떠나려고 주변 정리를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사법연수원 14기 동기(채동욱·김진태)와 15기 후배(소병철)가 총장 후보인 만큼 용퇴하는 게 검찰 관행이었다.
그런데 지난 13일 예상을 깨고 차관으로 임명됐다. 대전고검장이던 그는 사표를 내 검찰 생활을 마감하고 정무직인 차관 자리로 옮겼다. 화려한 부활이었지만 검찰 내부에선 “이게 무슨 일이냐”며 당혹해하는 반응이 많았다. 후배 검사들 사이에선 “총장 후보에서 떨어졌으면 깨끗하게 옷을 벗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차기 장관 자리를 예약한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김 차관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보다 연수원 1년 후배지만 경기고 1년 선배이기도 하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동문 선배를 차관, 후배를 장관에 앉히는 건 일종의 인사 사고”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법무부 차관은 고검장급 중에도 가장 ‘막내’ 자리로 여겨져 왔다.
김 차관은 검사 시절 일처리가 깔끔하고 온화하다는 평을 들었다. 공안기획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법무부 검찰3과장, 서울남부지검장 등 요직을 거쳤다. ‘풍류를 아는 분’이란 말을 들었지만 친화력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적도 있다.
임명장을 받은 지 6일 만에 사의를 표한 그는 모든 의혹에서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며 전의를 보였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