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타나모 수용소 25명 단식투쟁… 수감자들 관심끌기 노린듯
입력 2013-03-21 18:35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현재 166명이 수감돼 있는 수용소에서 25명이나 탄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관타나모에서 평소 5∼6명 정도는 단식 투쟁을 해왔지만 최근 들어 숫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 당국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난 15일 14명이던 단식 투쟁자는 18일 21명으로 늘어났고 다음날 3명이 늘어 24명, 현재는 25명까지 증가했다. 수감자들의 변호사들은 단식 수감자들이 공식 발표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왜 단식 투쟁을 벌이는지에 대해서는 변호인 측과 군 당국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변호인들은 무슬림 수감자들이 신성모독으로 여기고 있는 ‘코란 수색 작업’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코란 모독’ 논란이 벌어지면서 2006년부터 중단됐던 일이 최근 다시 시작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 당국의 말은 다르다. 수용소 책임자는 “코란 수색 작업은 번역 작업을 위한 것이고 오랜 관행”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코란 문제는 하나의 계기일 뿐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는 데 양측 모두 공감하고 있다. 11년째 정식 재판도 없이 관타나모에서 생활하고 있는 수감자들에게 언젠가 떠날 수 있다는 희망은 최근 절망으로 바뀌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첫해에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의회의 반대로 차일피일 미뤄지며 결국 무산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NYT는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관타나모 수감자들이 단식 투쟁을 통해 언론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