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방문 중인데… 하마스, 이스라엘에 로켓 발사

입력 2013-03-21 18:34 수정 2013-03-21 22:50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1일 취임 후 처음 서안지구를 방문해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회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지역 내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는 이스라엘을 규탄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팔레스타인은 전날 이스라엘과 영원한 동맹을 약속하며 양국 갈등 해결에 애매한 자세를 취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실망감을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루살렘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서안지구 행정수도 라말라의 무카타 청사에 도착했으며 압바스 수반과 90분간 회담했다. 그는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지속되는 정착촌 강행이 건설적이다거나 적절하다거나 평화를 증진한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순방 이틀째인 이날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 4발 중 이스라엘 남부 지역으로 2발이 떨어져 긴장감이 조성됐다. 이스라엘 경찰청은 “스데로트 지역의 가정집에 한 발이 떨어졌고 나머지 한 발은 들판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대선 후보 시절 방문했던 지역으로 사상자는 없었다. 오바마는 로켓 공격과 관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보호하는 중요한 휴전을 위배하는 행동”이라며 “하마스에 책임이 있다”고 규탄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해 11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벌어진 ‘8일 교전’ 이후 로켓 공격으로는 두 번째다. 당시 팔레스타인인 177명, 이스라엘인 6명이 사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도 팔레스타인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발생한 획기적인 사건에 주목하는데, 서안지구에서 시작된 테러에 이스라엘 시민은 한 명도 사망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이 강하고 효과적인 지휘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 평화의 핵심은 유대 국가를 강하고 확고하게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평화 협상가인 나빌 샤스는 이스라엘처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결(two-state solution)에 대한 의지를 보여 달라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의미 없는 평화 과정을 말하기보다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인 150명은 오바마 대통령이 무카타 청사에 도착하자 저지선 근처에서 “오바마, 라말라에서 나가라! 당신은 여기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외쳤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해결보다는 이란 핵 위기, 시리아 사태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