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3년] 화약고 서해안… 남북 전력 강화해 훈련 맞서

입력 2013-03-21 18:30


‘한반도의 화약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천안함 3주기를 맞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연례 한·미 연합훈련 ‘키 리졸브’ 연습 마지막 날인 21일 NLL 남쪽에서는 미 해군 이지스함과 한국형 이지스함 서애류성룡함 등 양국 해군전력이 참가한 기동훈련이 실시됐다. 북쪽에서는 잠수정과 잠수함, 공기부양정이 동원된 북한의 동계 훈련이 진행됐다.

2010년 3월 26일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공격으로 초계함 천안함(1200t급)이 침몰된 후 군은 서해 전력을 대폭 증강했다. 천안함이 소속됐던 경기도 평택 2함대에는 함대함미사일을 장착한 유도탄 고속함(440t급) 6척이 추가됐고 초계함에는 함대지 미사일, 잠대지 미사일이 장착돼 타격력을 강화했다. 차기 호위함(2300t급)은 2020년까지 20여척이 건조돼 이 중 절반 이상이 서해에 배치된다. 차기 호위함은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음파탐지기와 어뢰음향대항체계(TACM)가 장착돼 적 어뢰 공격을 피할 수 있다. 조만간 도입되는 해상작전헬기 8대도 탑재된다.

‘잠수함 킬러’ 해상초계기 P-3C보다 탐지능력이 강화된 P-3CK 8대가 전방 해역지역에 배치돼 북한 잠수함 활동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P-3CK는 NLL 인근까지 북상해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NLL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30여척의 초계함과 호위함(1800t급)은 여전히 성능이 부실한 구형 소나와 레이더에 의존하고 있어 함정의 생존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작전형태도 초계함 2척이 경계임무를 수행하던 것에서 서로 다른 급 함정 3척이 불규칙하게 움직이며 적의 공격을 피하고 탐지를 강화하는 형태로 바꿨다.

훈련도 강화됐다. 2함대 곳곳에는 ‘전사자에게는 추모를, 적에게는 응징’이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걸려 있고 장병들은 출동 시 ‘싸우면 박살내겠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친다. 해상훈련은 야간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불시에 시행된다. 비상이 걸리면 전 함정이 5분 내에 출동 준비를 마치고, 하루 수차례 긴급출항훈련과 국지도발 대응훈련이 이어진다.

천안함이 피격당한 날을 해군은 ‘치욕의 날’이라 부른다. 2함대 22전대장 김홍석 대령은 “지난 3년간 단 한순간도 천안함 폭침을 잊은 적이 없었다”며 “46명의 용사와 인양작업 중 목숨을 잃은 한주호 준위의 못 다한 임무를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장병들의 의지는 당시와 한 치의 변함도 없다”고 전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