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급 직접 성접대” 연루 여성 진술 확보
입력 2013-03-21 18:00
사회 지도층 성접대 의혹을 내사해온 경찰이 정부 차관급 인사를 접대했다는 여성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 사건을 내사에서 본격적인 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21일 “건설업자 윤모(52)씨의 강원도 별장에서 성접대에 동원됐던 여성으로부터 차관급 인사를 자신이 직접 접대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밝혔다. 다른 경찰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진행해온 조사를 통해 차관급 인사와 관련한 상당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안다”며 진술 외에 물증이 확보됐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경찰은 윤씨를 고소한 여성 사업가 A씨로부터 성접대 현장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을 제출받아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컴퓨터 파일 형태의 동영상은 약 2분 분량으로 한 남성이 여성의 성접대를 받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이 누구인지 구체적인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동영상에 나온 장소가 건설업자 윤씨의 별장인지, 아니면 단순히 시중에 돌아다니는 포르노물인지 현재로선 최종 확인되지 않았다”며 “분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씨의 조카는 경찰에 소환돼 성접대 동영상의 존재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윤씨에게서 성접대 동영상을 넘겨받아 유력인사에게 전송하며 금품을 요구하는 데 가담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경찰은 그로부터 데스크톱 컴퓨터와 노트북, 휴대전화 등을 넘겨받아 관련 동영상을 찾고 있다. 윤씨를 비롯해 관련자 3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지만 차관급 인사는 출국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경찰청 특수수사과와 범죄정보과를 주축으로 경제범죄수사대, 마약범죄수사대, 광역범죄수사대, 여성 경찰관 등을 파견받아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성접대를 받았다고 거론된 인사들은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차관급 인사는 “성접대와 관련 있는 것처럼 보도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성접대를 받거나 동영상에 찍힌 바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또 다른 연루자로 거론되는 경찰 고위 간부 출신 H씨는 트위터에 “성접대 사건에 거론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음해”라면서 “연루됐다면 할복 자살하겠다”고 글을 올렸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