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등포중앙감리교회 김선국 교육목사] “청소년, 그들이 안오면 교회가 찾아가라”

입력 2013-03-21 17:53


교회에 나오는 청소년의 수가 계속 줄고 있는 지금 미션스쿨이 아닌 공립 중·고등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적극적인 선교로 청소년부의 부흥을 이룬 교회가 있다. 서울 영등포중앙감리교회 청소년부는 2005년 15명에서 현재 80∼100명 수준으로 커졌다. 청소년부의 활기는 대학생부(120명)로 이어졌고, 대학생부의 절반은 주일학교 교사로 나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이 교회 김선국(33) 교육목사가 7년 전 무작정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용기를 낸 것이 부흥의 원동력이 됐다. 21일 만난 김 목사는 “2006년 교회 근처 공립 중학교 앞으로 매주 나가 전도를 하면서 어떤 한계와 답답함을 느껴 교무실로 한 크리스천 선생님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교사의 첫 반응은 별로 호의적이지 않았지만 얼마 뒤 졸업음악회 장소로 교회 교육관을 빌려준 것을 계기로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 김 목사는 이 학교 신우회 모임에 초대돼 하고 싶은 사역에 대해 설명했고, 주 1회 점심시간에 음악실을 빌려 예배드리는 것을 허락받았다. 2007년 시작된 점심예배는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매번 50∼80명이 모이며, 이 중 친구 따라온 비신자 학생이 절반쯤 된다. 교회 홍보를 전혀 하지 않는데도 점심예배는 자연스럽게 교회 출석으로 연결된다.

중학교에서 시작된 점심예배는 인근 공립 고등학교 2곳으로 확산됐고, 기독교반, 기타강습반 등 클럽활동(CA)도 교회로 유치했다. 싸움 잘하는 문제학생들이 교회에 나와 영적으로 변화되는 일이 생기면서 “학교가 할 수 없는 일을 교회가 해낸다”는 교사들의 호평도 받았다.

그러나 어려움도 있었다. 근처 중학교 한 곳은 학교 앞에서 전도할 때마다 경비원이 욕을 하며 쫓아내는 바람에 결국 포기했다.

김 목사는 “교내 종교활동을 제한하는 분위기가 수년 전에 비해 훨씬 심해졌다”며 “크리스천 교사가 반 아이들에게 ‘기도하자’는 말도 꺼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다 공립학교 특성상 교사들의 전근이 잦은 것도 학원사역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점심예배를 책임져주던 교사가 다른 학교로 가버리면 사역이 중단될 수 있는 것이다. 김 목사는 “그동안 몇 차례 위기는 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사역이 끊긴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시설을 빌려주거나 결식학생을 지원하는 식으로 학교의 필요를 채워줘야 선교의 문이 열린다고 조언했다. 또 교회에는 장기적으로 헌신할 수 있는 청소년 전문사역자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등포중앙교회에선 김 목사와 전도사 3명이 아예 청소년 사역을 전담하고 있다.

김 목사는 “예전엔 학교 앞에서 교회 서너 곳이 ‘전도 경쟁’을 벌였는데 지금은 전도하러 나오는 교회가 거의 없어 안타깝다”면서 “현실이 막막하더라도 사역자들의 열정이 있다면 청소년 사역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