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정부 눈치보기 점입가경
입력 2013-03-21 17:34
이마트 2500여종 50% 세일… 롯데마트도 생필품 반값 판매
박근혜 정부가 유통업계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나서자 대형마트들이 할인행사를 경쟁적으로 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중시하는 새 정부 정책에 맞춰 중소기업 적합업종인 두부에 대한 할인행사는 알아서 축소하는 등 정부 눈치 보기도 한창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대형마트들은 대규모 할인행사를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8일까지 2500여종 품목, 1000억원 상당의 제품에 대해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하는 할인전을 연다고 이날 밝혔다. 이달 중순 1630여개 품목에 대해 할인행사를 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대규모 할인행사를 여는 것이다. 이번 할인행사에는 생닭, 훈제오리, 한우우족, 사골, 잡뼈 등을 50%가량 할인하는 ‘원기회복전’과 삼성·LG 등 대형 가전업체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알뜰구매 찬스 빅이벤트’를 진행한다.
경쟁 업체인 롯데마트도 다음 달 24일까지 5주간 주요 생필품을 최대 반값에 판매하는 ‘통큰 창립 15주년 행사’를 전 매장에서 실시하고 있다.
앞서 대형마트 3사는 지난달 박 대통령의 취임식 날에 맞춰 일제히 ‘사상 최저가’를 내세우며 가격 할인 경쟁에 나선 바 있다.
여기에 중소기업 살리기를 중시하는 정부 노선에 맞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대기업의 두부제품 할인 행사는 축소하고 있다.
그동안 대형마트는 동반성장위원회가 2011년 11월 포장두부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 확장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할인 및 판촉행사를 열어왔다. 하지만 정부가 동반성장을 강조하자 대형마트는 최근에야 풀무원이나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에서 만든 포장두부 제품의 할인행사를 자제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달부터, 이마트는 이번 주부터 ‘1+1 행사’를 없애는 등 판촉행사를 줄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 눈치에 뒤늦게 포장두부에 대한 할인행사를 줄여가는 분위기”라며 “시식 등 판촉은 계속 하고 있지만 싼값에 대량을 뿌리는 식의 마케팅은 하기 어려워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