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싸우는 평화주의자’… 그의 일생을 되짚다
입력 2013-03-21 18:34
저항인 함석헌 평전/김삼웅(현암사·2만원)
민(民)을 뜻하는 ‘씨알’이라는 단어로 상징되는 함석헌(1901∼1989). 민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평생을 투쟁하며 살다간 그는 ‘싸우는 평화주의자’로 불린다.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난 그는 19세 때 3·1운동에 참가했다가 퇴학을 당했다. 일제강점기에는 반일사상을 담은 ‘성서조선’에 글을 실어 조선총독부에 찍혀 서대문형무소에 갇히기도 했다.
해방과 함께 소련군에게 붙잡혀 감옥살이를 하고, 간신히 월남한 남한에서 장준하와 함께 ‘사상계’를 만들다 투옥됐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5·16쿠데타를 비판하는 글을 써서 핍박과 탄압을 당했다. 전두환 대통령 때도 군사독재에 저항한 거의 모든 사건에 앞장섰다. 독립기념관장을 지낸 저자는 저항의 삶을 산 함석헌의 일대기를 사건 중심으로 엮었다.
함석헌의 저항은 독재자와 그 하수인들만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 어용기관이 된 대학의 교육자, 권력과 야합한 언론, 사이비 지식인들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지식인이라는 범주를 넘어 교육가 사상가 시인 언론인 종교인 역사학자 민주화운동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펼친 활약상을 살펴본다. 하지만 그도 한계와 흠결이 있었다며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였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