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동물들의 삶 들여다보니… 인생의 지혜 다 녹아있네
입력 2013-03-21 18:34
애니멀 티칭/글 돈 브런·그림 올라 리올라/머스트비
다리는 땅에, 머리는 하늘에 둔 기린. 강하면서도 유연한 기린의 목은 모든 방향을 두루 살피면서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라고 우리 인간에게 조언한다. 조용한 편인 기린은 침묵의 중요성과 사색하면서 기쁨을 찾는 방법도 알려준다.
쥐는 관찰력으로 작은 자의 힘을 웅변한다. 굴 안에 몸을 숨기는 등 작은 몸집이 주는 장점을 잘 사용할 줄 알며, 안전한 장소에서 세상을 관찰한다. 이런 쥐를 통해서 우리는 어두운 곳에서도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행동하기에 앞서 상황을 파악하는 법을 배운다.
이렇듯 토끼, 너구리, 낙타, 오소리 등 60종의 동물들이 현대인의 선생님으로 나섰다. 피로사회로 명명될 만큼 바쁜 삶 속에서 갈피를 잃은 현대인에게 동물 선생님들은 주의력과 자각, 균형, 의사소통, 창조와 창의력, 직관, 변신 등 12가지 주제에 대해 소중한 가르침을 전한다. 낙타는 인내심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긴 여정을 완수하는 법을, 메뚜기는 시공을 가로질러 도약하는 법을, 밤의 피조물인 박쥐는 공포에서 벗어나 변신하는 용기를 전해준다.
이처럼 동물 하나하나의 삶을 들여다보면 인간에게 가르치는 바가 크다는 사실에 탄복하게 된다. 상투적으로 동물의 세계를 바라본 우리들에게 말하는 저자의 이 독특한 에세이는 꾸미지 않은 문장으로 그들을 인간의 스승으로 보게끔 이끈다. 저자는 ‘동물의 목소리, 동물의 가이드’ 등 동물 관련 책을 다수 냈다. 환상적인 일러스트가 책에 더욱 온기를 불어넣는다. 임옥희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