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순 목사의 신앙 상담] 아토피가 사단의 역사라며 축사기도해주는데…

입력 2013-03-21 17:06


Q : 40대 가정주부입니다. 다섯 살 된 딸이 극심한 아토피 피부병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속상하고 가엽기 그지없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저희 집에 심방 오신 부목사님이 사단의 역사라며 악한 영을 추방해야 된다고 큰소리로 기도했습니다. 아토피는 사단의 역사인지 궁금합니다.

A : 아토피는 피부질환으로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오염된 공기, 콘크리트로 된 아파트,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 등이 주범입니다. 공기 좋고 물 맑은 산속에서 생활하면서 치료를 병행하면 고칠 수 있다고 합니다. 아토피뿐 아니라 모든 질병을 사단의 역사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잘못입니다. 물론 질병의 근원은 아담의 범죄에 대한 심판에서 비롯됩니다, 아담과 하와의 범죄 이전에는 그 어떤 질병도 없었고 고통도 없었습니다. 범죄 이후 질병, 고통, 죽음을 겪게 된 것입니다.

사단은 간악한 존재여서 고통과 질병을 인간을 괴롭히는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모든 질병을 장악하고 제 멋대로 조종하는 것은 아닙니다. 귀신론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몸살감기, 사소한 피부병도 사단이 조종하고 관장한다고 말합니다. 그럴 경우 피조세계를 하나님과 사단이 양분하고 분할통치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과오를 범하게 됩니다. 귀신론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귀신을 내쫓아야 회복이 가능하다며 축사행위를 되풀이 합니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나 부모를 위로하고 하나님의 치유하심을 간구하는 기도를 드려야 할 사람이 사단의 역사로 규정하고 축사기도를 했다는 것은 그 신학적 배경이 의심스럽습니다.

질병은 몇 가지 원인 때문에 발병합니다. 첫째, 본인의 관리 소홀이나 부주의 때문입니다. 과식, 과음, 과로를 반복한다든지 유행병이나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기회를 만드는 등 본인이 발병 원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둘째, 유전 때문입니다. 부모가 물려준 유전병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 고통을 견뎌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시기 위해서입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의 경우 ‘그를 통하여 하나님이 하시려는 뜻을 드러내려 함이라’(요 9:3)고 했습니다. 질병은 죄에 대한 심판이 아니며, 사단의 역사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섭리를 드러내는 방편일 경우도 많습니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어린 딸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치료의 광선으로 치유하실 것을 믿고 간구하십시오. 그리고 가능하다면 주거환경과 자연환경을 바꿔보십시오. 그런 방법으로 치료되었거나 치료 중인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교인 가정을 방문하거나 상담을 책임진 교역자들은 올바른 신학과 성경해석 입장을 정돈하고 교인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혼란을 야기하는 일을 삼가기 바랍니다. 교역자의 말 한마디는 교인의 영혼과 삶을 좌우합니다.

●신앙생활 중 궁금한 점을 jonggyo@gmail.com으로 보내주십시오.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가 상담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