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 - 종교인과 신앙인 (39)] 베리칩에 대한 여러 시각들
입력 2013-03-21 13:06
원로 목사님들을 모신 한 모임에서 근래 논란이 되고 있는 베리칩과 성경에서 말하는 짐승의표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함께 대화한 목사님 대부분이 보수신앙을 가진 분들이라 미국에서 시행될 베리칩이 짐승의 표인 666이라고 한국교회가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몇 분은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를 주장하는 저서 ‘마지막 신호’의 저자인 데이비드 차를 직접 초청해 그의 강의내용을 들어보고 다시 토론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데이비드 차를 초청할 수 있었고 3시간에 걸친 그의 강의를 모두들 진지하게 들었다. 그리고 자유롭게 질의 응답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날 강의를 시작한 젊은 선교사 데이비드 차의 표정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리고 왜 자신이 이 일을 시작했는지 책을 쓴 경위부터 차분하게 간증을 이어갔다.
본인은 자신의 길이 아니었고 이 길을 걸을 생각도 하지 못했으나, 하나님의 강권에 의해서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성령이 본인에게 직접적으로 어떻게 역사하셨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말씀하시는 성령의 직접적인 계시를 소상하게 강조했고, 현재 교회에 출석하는 것만으로는 천국에 갈 수 없다고 피력했다. 하나님을 만나지 않는 신앙생활은 말세를 이겨낼 수 없고, 종교인은 되어도 신앙인은 될 수 없다고 확언하며 요즘 교회들의 역할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또 하나님의 일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군병들이 젊은이들 가운데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역설하고, WCC의 종교다원주의 사상은 하나님 편이 아니라고 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WCC 총회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한국인들이 하나님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 말을 듣는 원로목사님들의 표정을 살펴보니 어떤 분은 눈을 감은 채 붉어진 얼굴이었고, 어떤 분은 얼굴이 새하얗게 되셨다. 심각한 표정, 언짢은 표정, 긍정하는 표정 등 각양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본인이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받았다는 계시를 이야기할 때에는 이를 수긍하지 않는 분도 계셨다.
강의가 끝나고 질의 시간이 되자 보수신학자라고 자타가 인정하는 교수님이 질문성 항의를 하셨다. 직접 받은 계시나 방언 등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본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제언과 함께, 이런 이적은 사도행전에서 이미 끝났다고 언성을 높이셨다. 그러자 앞에 계셨던 한 목사님이 성령 체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강하게 이야기 하지 말라고 강변하셨다.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성령과 방언, 예언, 신유 등의 문제는 지금도 교계의 신학적 견해 차이가 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이런 주장을 하는 이 젊은 선교사가 갈 길이 험하고 힘들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 청년에게 나직하게 권면했다. 하나님이 주신 것이 확실하고 그것을 믿는다면 주위의 어떤 이야기에도 굽히지 말고 소신껏 밀고 나가야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강의가 끝나고 저서를 판매할 때 목사님들 거의 전원이 저서를 구입해 가시는 것을 보고 참 관심들이 많으시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다음 날, 나는 목사님들이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해 몇 분께 전화로 여쭤보았다.
한 목사님은 ‘선교사가 이야기하는 성령의 직접 계시도 인정하고 베리칩, WCC 문제 등을 완전히 동의하는데 교회의 신학은 직접 계시와 은사 문제는 가급적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큰 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셨다.
또 한 원로는 ‘미국의 보수교단에서 베리칩이 666, 짐승의 표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는데 한국 보수교단이 이를 정면 부인해 베리칩을 짐승의 표라고 결의하는 것은 무리’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베리칩과 프리메이슨의 존재, 그리고 예수그리스도만이 유일하신 구원의 길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입장이라고 하셨다.
앞으로 한국 교회가 이 점들에 어떻게 대처할 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베리칩이 곧 한국에서도 시행될 것이라 예상된다.
우선 애완견부터 이미 시작됐다. 그때 교회가 베리칩을 생활에 관한 문제이니 ‘가이샤의 것은 가이샤에게’라는 결론이 나면 모든 교인들은 짐승의 표를 받는 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받지 않는 것은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베리칩은 기술이 좀 발달되어 형태가 바뀌더라도 분명한 짐승의 표라고 생각되기에 결코 받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세계 종교 단일화와 예수 이외에도 구원이 있다는 다원주의는 사탄의 유혹이라는 나의 결론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내 평생 나를 잘 인도하셨던 주님을 어떻게 배반할 수 있냐며 스스로 사형대에 오른 어느 성인의 이야기를 생각나게 했다.
이제 교인은 목사님의 신학적 판단이 틀리다고 밖으로 나가면, 베리칩을 신학적으로 활용하는 더 큰 이단이 함정을 파고 있다. 우리는 영적 분별력을 주십사는 기도를 드리고 스스로 깨어있어야 할 것이다. 참으로 마지막 때는 신앙을 지키고, 유지하고, 전하기에 정말 힘든 때이다. 주님이 주시는 진리의 지혜와 원하시는 바른 삶이 이어지길 기도한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