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생명의 강으로… 생태계 복원 나선다

입력 2013-03-20 22:04


‘두모포에 큰 고니가 날아오르고, 아이들이 멱을 감는 한강.’

서울시가 꿈꾸는 2030년 한강의 모습이다. 시는 이를 목표로 한강을 ‘생명의 강’으로 되살리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일부 구간에서 콘크리트 호안 등 인공시설물이 철거되고, 물길과 생물서식처 복원, 역사·경관 복원 등의 사업이 진행된다.

서울시는 2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강의 자연성회복 기본구상’을 발표했다. 시가 각 분야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된 한강시민위원회와 함께 지난 1년간 연구·토론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것이다. 시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연말까지 ‘한강 자연성회복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기본구상에는 상실된 자연하천으로서의 기능을 회복하고, 훼손된 생태·역사·경관적 가치를 복원하는 8대 핵심과제가 담겨 있다.

시는 자연하천의 물길을 회복하기 위해 잠실·신곡수중보와 지천의 낙차공 개선 방안을 연구용역 등을 통해 검토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수중보를 철거하면 수위 저하로 한강 상류 12개 취수장의 정상운영이 어렵고 취수장 이전에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간다”며 반대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시행과정에서 시와 국토부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어류·조류 등 생물의 서식처도 복원한다. 안양천·홍제천 합류부, 여의도샛강·밤섬, 중랑천 합류부, 탄천합류부 등 4곳에서 콘크리트 호안을 제거하고, 모래톱을 형성시켜 생물서식처를 복원한다는 것이다. 강서습지 하류, 여의도샛강 합류부, 반포·잠원·잠실·광나루지구 등 9곳에는 도심과 하천 간 완충역할을 할 숲을 조성한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에 그려진 수변경관을 복원하고, 단절된 한강의 생태축을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천변습지 조성 등을 통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수질을 개선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시는 한강시민공원에 문화·체육·여가시설이 밀집돼 있는 현실을 감안해 한강을 생태보전권역, 생태복원권역, 체험이용권역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보전권역엔 휴식년제를 도입해 출입을 제한하고 인공시설 신설을 원천적으로 금지한다.

시는 우선 올해 선도사업으로 반포 서래섬 주변 2㎞, 26만㎡ 구간에 자연호안·모래톱을 조성하고 식생대를 조성할 계획이다. 반포천 합류부의 낙차공을 개선해 자연하안을 만들고 여의도·잠원·잠실 구역과 탄천합류부 등 4곳에 나무 74000그루를 심어 숲을 조성키로 했다.

한국영 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자연과 사람이 공존·공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한강의 생명력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