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용산 랜드마크 시공권 포기할 듯… 코레일의 정상화 방안 검토 등 기존 입장서 한발 후퇴

입력 2013-03-20 22:34

삼성물산이 1조4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내놓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0일 “용산개발 사업 최대주주인 코레일의 정상화 방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모든 출자사가 공감하는 방향으로 (우리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따낸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정당한 사유 없이 포기할 이유는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삼성물산이 한발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용산개발 사업에 출자한 상당수 건설사들은 용산사업 실패로 인한 파장을 고려할 때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내놓으면 초기 출자액 640억원(지분 6.4%)을 제외하고 추가로 투자한 전환사채(CB) 688억원을 돌려준다는 ‘당근’을 제시한 상태다. 코레일은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포기하고 빠지면 자금력이 있는 다른 대형 건설사를 영입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용산사업에 뛰어들면서 2007년 자산관리회사(AMC)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45.1%를 확보, 주관사 지위를 따냈다. 그러나 2010년 토지비 보상문제로 코레일과 갈등을 겪다가 주관사 지위를 반납하고 지분 45.1%로 롯데관광개발에 위임했다.

당시 삼성물산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경기 침체로 용산 사업이 적자가 날 것이라는 자체 판단을 내린 상황에서 코레일이 삼성물산에 2선 후퇴를 요구한 것이 촉매가 됐다. 이후 삼성물산은 공개 경쟁 입찰로 진행된 111층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따냈다. 코레일은 21일 낮 12시까지 출자사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오는 25일 자체 이사회에서 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장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