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우승 트로피 ‘출사표도 6인6색’… 프로농구 3월 22일부터 플레이오프

입력 2013-03-20 19:08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깊이 반성합니다. 공정하고 깨끗한 경기 운영과 혼신을 다하는 플레이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20일 오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한국프로농구연맹(KBL) 10개 구단 감독들이 고개를 숙였다. 최근 일어난 ‘승부조작’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결의문을 발표했다.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 앞서 마련된 자리였다. 프로농구는 최근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이 2년 전 경기에서 승부조작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검찰에 구속돼 큰 파문을 일으켰다.

결의문 발표에 이어 진행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6개팀 감독들은 22일부터 다음달 23일까지 이어지는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출사표를 던졌다.

“6강이 펼치는 플레이오프제도 바꿔야 합니다. 10팀 중 6팀이나 진출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플레이오프 제도의 맹점을 짚었다. 유 감독은 “최소한 1위만이라도 쉴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하며 손질할 것은 손질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삼성 김동광 감독도 “2위도 예우해주고 5강 정도가 진출하는 게 적당하다”고 맞장구쳤다.

처음 지휘봉을 잡고 정규리그 1위까지 차지한 서울 SK 문경은 감독은 자신과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정규리그 성적만으로 우승팀을 가렸으면 좋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두 차례나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력이 있는 2위 유재학 감독은 “이전에는 전력이 좋지 않았는데도 우승을 했는데 이번에는 멤버가 좋아 꼭 우승을 해야 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의 각오는 남달랐다.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구단주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선수시절 스승인 김동광 감독과 지략 대결을 벌이는 유 감독은 “구단주의 마음을 돌리려면 최소한 챔피언 결정전까지 가야 한다”며 불사항전의 결의를 보였다.

부상병동을 연상케 하는 4위 안양 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섰지만 오세근의 부상으로 2년 연속 우승은 사실상 힘들다”고 한 발짝 빼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이 감독에 맞서는 5위 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훨씬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