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부터 ‘부처 칸막이’ 없앤다

입력 2013-03-20 18:53 수정 2013-03-20 22:43

21일부터 시작되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준비하는 정부 부처의 화두는 ‘칸막이 없애기’다. 대통령이 여러 차례 부처 간 칸막이 제거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만큼 이를 업무보고에 반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청와대에서 2∼3개 부처가 동시에 업무보고를 하도록 한 것은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에서도 칸막이 제거를 강조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며 “일선 부처에선 업무보고 전에 다른 부처와 함께할 수 있는 협업과제를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칸막이 없애기 업무보고는 21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초엔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이 스타트를 끊을 예정이었으나 황철주 중기청장 내정자의 사퇴에 따라 일정이 조정됐다.

식약청은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복지부 산하에서 총리실 소속 식약처로 승격되지만 의약품 등 복지부와 관련된 분야가 많아 복지부와 함께 업무보고를 하게 됐다. 복지부와 식약청은 각각 20∼30분 정도 공약 이행계획 및 부처 추진 국정과제 등을 보고한 후 함께 토론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날은 26일이다. 환경부와 국토해양부가 함께 업무보고를 하기로 되어 있다. 각각 보존과 개발의 논리를 대변하는 이미지로 각인된 두 부처는 현안에서 의견이 상충될 가능성이 가장 많은 부처다. 하지만 대통령이 국토개발계획과 환경계획을 서로 연계하는 ‘국토-환경계획 연동제’를 공약한 만큼 이를 중심으로 서로 협업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보고할 예정이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의 기대대로 “무척 좋은 자리”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각 부처의 부처 간 칸막이 없애기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요구받고 있는 총리실도 준비에 나섰다. 총리실은 19일 밤 김동연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과장급 이상 직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방안’을 주제로 난상토론을 벌였다.

김 실장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와 5대 국정목표, 140개 국정과제를 직접 화이트보드에 도표를 그려가며 설명하고 토론을 이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5시에 시작된 토론은 밤 10시가 넘어 끝났을 정도로 열띤 분위기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참석자는 “국정과제 성과의 조기 가시화와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국무총리실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특히 각 부처가 칸막이를 없애고 협업을 하는 데 있어 총리실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세종=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