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저성장 지속에 소비심리도 이동”… 초절약·건강·혁신상품에 몰린다

입력 2013-03-20 18:40 수정 2013-03-20 22:35

계속되는 장기불황에 선진국 소비자들의 취향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일 ‘선진국 소비 트렌드와 글로벌 기업의 대응’이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선진국 시장에서 ‘지출 가치 극대화’ ‘심신건강 최우선’ ‘혁신상품 심취’라는 3대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 수출기업들이 이에 맞춘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가 꼽은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의 첫 번째 트렌드는 지출가치 극대화다. 경기침체로 절약형 소비형태가 자리 잡았지만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무조건 저가제품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소비자들이 기본기능에 충실하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인 제품을 선택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 등의 다양한 경로를 이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소비자들이 건강과 안정 등의 가치를 더욱 중요시하는 경향도 포착됐다. 금융위기로 소득이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의료·보건 부문의 지출이 크게 증가하는 등 의료서비스의 질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신적·심리적인 안정을 줄 수 있는 힐링 제품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 트렌드로는 스마트폰과 TV 등 혁신상품에 대한 선호를 꼽았다. 내구재에 대한 지출은 줄었지만 기술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첨단 제품에 대한 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스마트폰 등은 과거 선택적 소비재에서 필수재로 인식이 바뀌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수요 확대를 예상했다. 아울러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2011년 TV 판매대수가 2007년보다 24.6% 확대되는 등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제품의 매출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현수 수석연구원은 “선진국 시장의 소비기반이 위축되고 핵심 소비층인 중산층도 감소하고 있다”며 “여기에 고령화·기술혁신 경쟁이 가세해 새로운 소비자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채널을 운영하고, 이전의 웰빙에서 더 나아가 힐링에 초점을 맞추는 등 소비자의 변화를 따라잡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