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DC 주식 보유 깜빡했다더니… “김병관, 미얀마 방문도 숨겼다”

입력 2013-03-20 18:36 수정 2013-03-20 22:45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에서 특혜 의혹을 받은 미얀마 자원개발 업체 KMDC 주식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KMDC의 현지 행사에도 참석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런 사실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여권 내에서도 사퇴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2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 후보자는 KMDC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미얀마 현지 방문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2011년 1월 KMDC 이영수 대표가 주관한 미얀마 해상광구 탐사개발권 양해각서(MOU) 체결 때 찍은 기념사진”이라며 “이 방문에 새누리당 소속 3명이 포함돼 있다. 의원이 외교활동을 할 때는 여야가 함께 방문하는 게 관례지만 유독 이 방문에는 여당 의원만 포함됐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기막힌 것은 김 후보자가 KMDC의 MOU 체결 행사 참석차 출국한 사실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교묘히 은폐했다는 것”이라며 “10년간 출입국 기록을 보면 당시 행선지가 미상으로 돼 있다. 법무부에 출입국 기록 원본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는 권력특혜 의혹이 있는 회사와의 친분설이 청와대에서 문제될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은폐한 것”이라며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자 사법처리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해명자료에서 “행선지가 ‘미상’으로 기록된 것은 법무부에서 작성한 출입국 내역에 그렇게 기록돼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KMDC 주식 은폐에 대해선 “실수로 누락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무기업체 고문 경력, 부동산 투기 등 33가지 의혹에도 불구하고 사퇴불가 회견을 여는 등 ‘버티기’로 일관해 왔지만 이번에는 여권에서도 사퇴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더 이상 대통령을 욕되게 하지 말고 스스로 물러나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 신고 누락에 대해서도 “같은 주식을 부인은 신고하는데 어떻게 남편은 까먹을 수 있느냐”며 “바빠서 깜빡했다는 변명이 구차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주식 보유 누락은 중대하게 청문 절차를 방해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대통령이 신중에 신중을 기해 국민 여론을 살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의 비리 의혹이 계속 쏟아지자 청와대에서도 임명에 회의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