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접대 동영상 있다” 진술 확보… 고위 공직자 연루 상당 부분 확인

입력 2013-03-20 18:30 수정 2013-03-21 13:34

사회 지도층 성접대 의혹을 내사 중인 경찰이 관련자들을 소환해 건설업자 윤모씨의 ‘성접대 동영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성접대 의혹에 현직 고위 공직자가 연루된 정황도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법무부에 윤씨 등 관련자들의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0일 “여성 사업가 A씨와 윤씨의 조카 등 관련자들을 소환해 윤씨가 성접대를 하고 이 장면을 촬영해 동영상으로 보관하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경찰서에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당했다”며 윤씨를 고소한 여성이고, 조카는 윤씨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동영상을 컴퓨터 파일로 만들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A씨나 윤씨 조카로부터 해당 동영상을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윤씨 조카로부터 노트북을 제출받아 하드디스크 분석 등을 통해 동영상 존재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만간 윤씨도 직접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성접대 동영상이 CD 7장에 담겨 있었다는 당초 첩보에 따라 그 행방도 추적하고 있다. 성접대를 받았다고 거론되는 고위 공직자, 대학병원장, 공기업 관계자 등도 직접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동영상 존재가) 초미의 관심사여서 확인해야 할 사항”이라며 “성접대를 받았다는 고위층 인사들도 범죄 사실과 관련돼 있다면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접대가 이뤄졌다는 윤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 전현직 고위 공무원, 변호사, 은행 지점장 등이 드나들었으며 거액 도박과 내기 골프가 벌어졌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윤씨 주변 인물들에 따르면 윤씨는 친구부터 이권에 관련된 인사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별장에 초대했다. 통상 금요일에 6∼12명을 초청해 별장 인근 골프장에서 내기 골프를 치고 별장에서 술자리와 포커 도박판을 벌였다고 한다.

별장 지하의 작은 방에서 열린 포커판에선 1인당 수백만원씩 판돈을 꺼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석 바닥에 원목가구로 꾸며진 별장은 찜질방, 당구대, 노래방 기기 등을 갖췄으며 초대받은 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길게는 2박3일까지 머물렀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한편 윤씨가 공동 대표인 건설사가 수십억원대 경찰 관련 체육시설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전직 경찰 고위 관계자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