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다음세대를 세우자] 문제의 대상에서 개혁의 주체로!
입력 2013-03-20 17:16 수정 2013-03-20 21:25
아이들이 하나님의 역사 구경꾼 아닌 주도자로 자라게…
민수기 13장을 보면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 정탐꾼을 보낸 사건이 나온다. 여기에서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정탐꾼들이 믿음 없는 말로 불평을 하고, 이스라엘 백성이 통곡을 하며 모세와 하나님을 원망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들은 자신들을 구원하신 하나님과의 관계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에만 초점을 뒀다. 하나님과 모세가 편히 인도해주고 빨리 도착해서 배부르게 잘 먹고 잘 살 줄 알았다. 그래서 정탐꾼이 세속적 관점에서 가나안에 들어갈 가능성이 희박할 것 같다고 말하자 10가지 기적과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으로 이끌어주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잊고, 불신하며 원망하는 것이다.
이어 14장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그런 백성들에게 20세 이하의 아이들, 즉 다음 세대만이 가나안에 들어가고 원망하는 기성세대는 40년을 광야에서 방황할 것이라 말씀하셨다. 그래서 여호수아와 갈렙 이외의 기성세대는 다 죽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징계이자 대안이었다. 기성세대는 가나안에 들어가면 하나님을 잊을 사람들이었다.
20세 이하의 다음 세대는 부모 세대를 묻으며, 하나님과 관계없이 가나안만을 추구하고 불순종한 것에 대한 징계가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광야 생활에서 반석에서 터지는 물, 하늘에서 내리는 만나와 메추라기, 불기둥과 구름기둥을 보며 하루하루 하나님을 간절히 바라고 매일 하나님을 만나며 관계가 익어갔다. 하나님께서는 그 세대가 자랐을 때 가나안을 주셨다.
하나님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하나님과의 개인적 관계와 교제, 올바른 목적에 의한 자발적 헌신 없이 역사와 기적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축복이 아니라 도리어 독이 된다. 그래서 라이즈업 무브먼트는 학생들이 모든 사역에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목적의식으로 자발적인 헌신을 하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이 있게 하는 교육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청소년들을 문제의 대상으로만 보거나 가르침과 유익, 혜택을 계속 받아야만 하는 나약한 대상으로 본다. 그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좋은 것을 줄지 고민한다. 뜻은 좋지만 그런 교육은 그들을 계속해서 나약한 문제의 대상으로만 만들 뿐이다. 쉽게 얻은 혜택과 돌봄은 도리어 독이 된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교육은 하나님을 향한 자발적인 헌신을 이끌어 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라이즈업 역시 초반 사역의 구도는 사역자와 어른들이 열심히 해서 아이들은 그 혜택을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구도를 바꿔주셨다.
2001년 분당에서 ‘내일을 여는 축제’라는 야외 집회를 기획하고 진행할 때였다. 당시 유명했던 찬양팀 마라나타를 게스트로 초청해 함께하기로 했다. 그런데 집회 1주일 전에 한국 마라나타 지부가 본부와의 트러블로 못 가게 됐다고 연락을 해왔다.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해결하려고 해도 방도가 없었다. 상황은 무척 심각해서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려웠다. 그래서 그 주일 신앙훈련 날에 리더 훈련 모임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대신 마이크를 끄고 학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얘들아, 오늘은 내가 도저히 말씀을 못 전하겠다. 오늘은 기도회를 하자.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일어나 기도해라.”
그런데 어떤 아이 한 명이 일어나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렇게 기도하는 것이었다. “하나님, 죄송합니다. 저의 죄를 용서해주세요. 저는 이 행사를 누리려고만 했지, 함께 기도하고 준비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회개를 하고 자리에 앉자 아이들이 한 명씩 한 명씩 일어나 울면서 기도를 했다. 그 주된 내용은 이번 집회를 하나님의
성회로 생각하고 함께 기도하지 않고 누리려고만 했던 마음을 회개하는 것이었다. 뜨겁고 간절한 눈물의 기도회는 2시간30분 이상 계속됐다. 성령이 임한 것이다. 게스트나 집회의 문제에 대한 근심은 어느새 사라졌고, 아이들이 이처럼 성장했다는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다음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마라나타를 대신할 찬양팀이 두 팀이나 구해지게 됐다. 하와이 열방대학의 찬양인도자인 바네사와 스펜서 부부, 호산나 찬양팀의 마이클과 캐리가 섭외된 것이다. 게다가 바네사는 북한에 대한 비전이 있는 사람이어서 집회 때 간증까지 하게 됐다. 그래서 당초 기획했던 것 이상으로 매우 은혜롭게 집회를 치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개의 기도를 하며 열심히 준비했던 아이들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앙이 성장하게 됐다.
이때 하나님께서 이 사역의 주인공은 아이들이고, 이들이 하나님의 꿈을 품고 간절히 기도하고 현장에 부딪치며 헌신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셨다. 하나님의 역사를 구경하는 게 아니라 직접 뛰고 경험하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는 그리스도인을 길러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교육이고 사역이라는 깨달음이다. 이후 라이즈업의 모든 행사는 아이들의 기도와 헌신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매년 라이즈업 코리아 대회를 준비할 때는 방학마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매일 대회 장소에서 새벽기도를 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부르짖고, 도시 교회들의 문을 두드리며 연합하자고 홍보한다. 개학 후에는 학교를 돌아다니며 안 믿는 친구들에게 대회를 알리면서 전도한다. 용돈을 아껴 대회를 위한 ‘겨자씨 헌금’도 직접 마련한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학업에도 최선을 다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위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깨닫는다. 5만명이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고, 수천명이 결신하는 역사를 보면서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제하고 동행하신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살아계심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것이다.
해외 선교 역시 마찬가지다. 선교를 위해 학생들은 매일 2시간씩 기도하고, 용돈을 모으고 선교 편지를 쓰면서 선교비를 직접 마련한다. 선교지에 도착해서 학생들은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아침에 한 시간 기도하고, 저녁이 되기까지 학교와 거리를 돌며 전도와 집회 홍보를 하고, 저녁식사 후 다시 두 시간 동안 기도한다. 참 감사하게도 아이들의 기도는 날이 갈수록 뜨거워진다.
매일 새벽부터 진행되는 강행군으로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고, 피부는 뙤약볕에 새까맣게 타도 쓰러지거나 포기하는 아이들은 없다. 오히려 한국에서 기도하지 못한 아이들이 뜨겁게 기도하는 사람으로 변화되고, 모두가 성령의 임재 속에서 기쁨을 누리게 된다. 이런 준비를 통해 이뤄진 집회에서 자신이 홍보하고 전도한 사람들이 앞으로 나와 결신하고 찬양하는 모습을 보면 하나님의 역사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다.
2008년 태국 선교에 참가했던 최병주(24·당시 고3)씨는 그곳에서 전도한 태국 친구를 위해 매주 설교 말씀을 영어로 번역해 이메일로 보내주다가 수능 외국어영역 성적이 8등급에서 1등급까지 오르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늘어난 영어 실력과 자라난 복음의 열정으로 20세 때 필리핀으로 가서 2010년과 2011년 라이즈업 필리핀 해외선교대회의 디렉터가 됐다. 2011년 라이즈업 인디아와 지난해 라이즈업 인도네시아 대회 역시 이렇게 자라난 청년들이 가서 이뤄낸 역사다.
하나님을 향해 자발적인 헌신을 하며 직접 현장에서 발로 뛰고 온몸으로 부딪치며 하나님을 깊이 만나는 교육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이 밟고 있는 현장을 하나님의 나라로 변화시키는 강질의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렇게 하나님을 경험하면서 성장한 청소년들은 더 이상 문제의 대상이 아니라 개혁의 주체가 돼 세상을 변화시킨다. 교회와 부모 세대가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는 교육을 하기를 소망한다.
이동현 대표 <라이즈업무브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