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마다 묻어나는 문화의 향기… 문화부 ‘문화생태탐방로’ 8곳 지정
입력 2013-03-20 17:16
문화체육관광부는 ‘2013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경북 성주의 성주가야길 등 8곳을 선정했다.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는 문화부가 자연경관이나 역사·문화 자원이 뛰어난 도보여행길 중 가볼 만한 곳을 지정해 지원하는 사업. 현재 전남 해남 땅끝길, 섬진강을 따라가는 박경리의 토지길, 경북 안동 유교문화길, 동해안 해파랑길 등 전국에 39곳이 선정돼 운영되고 있다. 탐방로의 상세 노선은 녹색관광홈페이지나 스마트폰을 위한 ‘두발로’ 애플리케이션에서 서비스된다.
◇성주가야길(경북 성주, 12㎞)=성주는 고대 성산가야의 도읍지로 고려에서 조선 중기까지 약 600년 동안 오늘날의 대구와 김천, 구미, 칠곡, 고령 일원을 관할하던 경산부(성주목)가 있었던 행정과 문화의 중심지. 성주가야길은 고택, 향교, 재실, 민속마을 등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만나볼 수 있는 보물 같은 길이다. 성주읍내에서 이천 제방길을 따라 걸으면 안동 하회마을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조선 후기의 전형적 양반촌인 한개마을이 나온다.
◇진주비단길(경남 진주, 11.3㎞)=진주비단길은 진주성과 남강으로 대표되는 진주의 다양한 역사·문화자원 및 비봉산과 선학산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숲길로 이루어져 있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한 진주비단길은 유유히 흐르는 남강 변을 따라 진주성 일대를 돌아본 후 진주 중앙시장을 경유해 비봉산 숲길로 접어든다. 숲길과 뽕나무밭으로 이루어진 비봉산 숲길은 전망이 아름다운 선학산 정상을 거쳐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온다.
◇진도아리랑길(전남 진도, 17㎞)=진도의 역사·문화·생태자원이 오롯한 진도아리랑길은 사천마을 주민들이 읍내를 오갈 때 걸었다는 옛길과 삼별초 기념공원을 거쳐 운림예술촌에 도착한다. 조선 후기 남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이 낙향해 그림을 그리던 운림산방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첨찰산 상록수림를 통과한 길은 봉수대가 있는 첨찰산(485m)을 오른다. 첨찰산은 해돋이와 해넘이를 한군데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진도 일대가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명소.
◇아름다운 순례길 6∼7코스(전북 김제, 24.3㎞)=아름다운 순례길은 아기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형상을 닮은 모악산(母岳山) 자락의 다양한 종교역사 문화자원을 선형으로 엮은 길이다. 전북도에서 조성한 아름다운 순례길 중 김제 구간을 통과하는 6∼7코스는 옛 모습을 간직한 금구면소재지를 지나 고즈넉한 숲길을 걷는다. 이어 귀신사와 금산사를 거쳐 구한말에 건립된 금산교회, 수많은 성직자를 배출한 수류성당에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마포난지생명길(서울 마포, 14㎞)=마포난지생명길은 쓰레기 매립지라는 오명을 벗고 생태공원으로 거듭난 난지도와 월드컵공원 일대의 주요 명소들을 둘러보는 도심 속 생태길이다. 난지천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마포자원회수시설,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월드컵공원전시관 같은 뛰어난 볼거리와 체험시설을 하나의 탐방로로 연결함으로써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공원역을 출발해 원점 회귀하는 루트라서 접근성도 매우 높은 편이다.
◇백령구경길 제1∼3경길(인천 옹진, 19㎞)=고려의 충신 이대기가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백령도는 북한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 때문에 아직도 원시의 자연경관이 곳곳에 남아 있다. 제1경길은 북녘과 해안을 조망하는 용기원산과 진촌리의 마을을 거쳐 심청각 등을 지난다. 제2경길은 완만한 코스로 백령도의 동북쪽 해안선을 따라 걷고, 고봉포구에서 두무진으로 이어지는 제3경길은 철책선 너머로 북한 땅이 가깝다.
◇포천한탄강어울길(경기도 포천, 18㎞)=포천을 관통하는 한탄강에는 매우 희귀한 현무암 주상절리대가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한탄강어울길은 대교천 현무암협곡을 출발해 시인묵객들이 시와 그림으로 찬탄한 화적연을 경유한다. 깎아지른 절벽을 끼고 있어 술을 먹고는 가지 말라는 멍우리 주상절리대까지 한탄강어울길은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장소로 이름 높은 비둘기낭폭포는 한탄강어울길의 대미를 장식하는 명소.
◇가거도 샛개제길(전남 신안, 10.9㎞)=목포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서남단의 가거도는 독실산(639m)을 중심으로 섬 전체가 야생 난대림으로 덮여 있다. 가거도 샛개제길은 해식절벽과 기암괴석,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환경이 일품인 탐방로. 해양성 원시난대림을 지나면서 내려다보는 서해의 망망대해는 이국적인 느낌과 함께 큰 감흥을 준다.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진다는 가거도 노을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절경.
글·사진=박강섭 관광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