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듀오 다비치, 2집 타이틀곡 각종 차트 석권… “이렇게 성취감 느낀 건 처음”

입력 2013-03-20 17:04


여성 듀오 다비치는 독특한 팀이다. 아이돌 그룹처럼 강력한 팬덤을 등에 업은 것도, TV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인지도를 쌓은 것도 아닌데 발표하는 노래마다 히트를 친다. ‘미워도 사랑하니까’ ‘사랑과 전쟁’ ‘8282’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이들의 히트곡을 열거해보면 대부분 노래가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8일 발표한 정규 2집 ‘미스틱 발라드(Mystic Ballad)’ 역시 반응이 뜨겁다. 음원이 공개된 것과 동시에 큰 화제가 됐고, 타이틀곡 ‘둘이서 한잔해’는 각종 차트 1위를 석권하고 있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다비치 멤버 이해리(28)와 강민경(23)을 만났다. 2008년 1월 데뷔해 그간 5∼6곡을 수록한 미니음반 등은 꾸준히 발표했지만 총 10곡을 담은 정규 음반은 1집 이후 처음. 두 사람은 “우리의 모든 내공을 쏟아 부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5년 만에 정규 음반을 내게 된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만약 1∼2년차 가수일 때 2집을 냈다면 분위기에 휩쓸려서 제대로 된 앨범을 못 만들었을 거 같아요.”(강민경)

“저희 피와 땀이 들어간 음반이에요. 이전까지는 소속사(코어콘텐츠미디어)를 믿고 따라가는 편이었다면 이번엔 저희가 직접 나섰어요. 선망했던 작곡가 분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곡을 부탁했고, 음반 재킷 등 나머지 부분에도 공을 많이 들였죠.”(이해리)

실제로 음반에 참여한 뮤지션 면면을 보면 국내 유명 작곡가들이 망라돼 있다. 그룹 바이브의 류재현,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작곡한 이승환, 그룹 공일오비의 정석원, 밴드 러브홀릭 출신 강현민…. 다비치는 “음반을 내면서 이렇게 큰 성취감을 느낀 건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옛날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부분도 다시 노래하고 편곡도 수차례 수정하는 일을 반복했죠. 마지막 녹음을 마치고 녹음실 부스 문을 열고 나오는데 기분이 날아갈 것 같더라고요.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어요(웃음).”(강민경)

음반명 ‘미스틱 발라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앨범에 실린 10곡은 모두 발라드다. 하지만 다양한 색깔의 작곡가들이 참여하다보니 곡들은 제각기 다른 느낌을 준다. 이해리는 음반 제목에 ‘미스틱(Mystic)’이라는 단어를 넣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미스틱’이 ‘신비로운’이라는 뜻도 있지만 ‘표현하기 힘든’ ‘형용할 수 없는’이라는 의미도 있더라고요.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발라드, 다양한 발라드를 모았다는 뜻에서 짓게 된 앨범명이에요.”

지난해 강민경과 이해리는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수차례 솔로 무대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두 사람은 그간 예능 프로그램에 거의 출연하지 않았던 편이다. 이해리는 “방송에서 웃기면 발라드를 부를 때 듣는 분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2006년 현재의 소속사에서 연습생 신분으로 처음 만나 7년 동안 동고동락한 사이다. 나이차가 다섯 살 나지만 첫 만남 때부터 이들은 ‘필이 통했다’고 한다. 이해리는 “우리 둘은 죽을 때까지 함께 할 것”이라며 “대중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장수하는 팀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