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도층 인사 성접대 의혹 신속하게 수사하라

입력 2013-03-19 20:25

지도층 인사들이 건설업자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의 도덕성 타락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언론보도가 사이버공간을 통해 증폭되면서 전·현직 고위 공무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혼란한 상황은 빠른 시일 내 정리돼야 한다. 경찰청이 내사에 착수했다 하니 앞뒤 가리지 말고 명백한 결론을 내기 바란다.

이번 스캔들은 우리 사회 일부 지도층 인사들이 도덕적 윤리적으로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보여준다. 강남의 풀살롱 사건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이번에는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별장에서 여염집 여성들을 불러 호화판 성접대를 했다니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사실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낱낱이 공개돼야 한다.

사건이 이처럼 확대된 것은 경찰이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문은 한 여성 사업가가 건설업자에게 흉기로 협박을 당하고 성접대를 강요받았다고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문제는 이 건설업자가 조사를 받았지만 구속되지 않고 오히려 성폭행과 협박 혐의는 무혐의로 처리됐다는 사실이다. 법망을 빠져나간 것이 성접대를 받아 코가 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음으로 양으로 뒷배를 봐준 결과가 아니냐는 강한 의문이 든다는 말이다.

건설업자가 비밀 별장에서 사회지도층 인사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우리 사회는 도덕불감증이 심하다. 주부나 어린이 등 약자를 상대로 한 성폭행범 소식이 드물지 않은 마당에 이번 의혹까지 불거지는 현실이 할 말을 잊게 한다. 성접대 의혹의 사실 여부를 떠나 지도층 인사들은 다시 한번 정신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터진 이번 사건은 자칫 사회기강해이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시간이 흐를수록 의혹이 증폭돼 불필요한 공방이 오갈 수도 있다. 혼란이 오래가는 것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전광석화와 같은 수사 실력을 발휘해 경찰의 존재감을 증명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