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 모셔라” 발로 뛰는 CEO들… 외국 학생·교수 초청해 사업 설명, 입도선매 공 들여

입력 2013-03-19 19:36 수정 2013-03-19 15:08


최고경영자들이 글로벌 인재 발굴에 발 벗고 나섰다.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기업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하듯 글로벌 인재들이 한국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자신의 모교인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 석사(MBA) 과정 학생과 교수 40여명을 닷새간의 일정으로 한국에 초청했다.

신 회장은 후배들에게 롯데의 주요 사업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오전 시간을 모두 할애했다. 회장 취임 후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서울 양평동 롯데홈쇼핑과 롯데제과 사옥을 소개하기도 했다.

평소 인맥을 중시해온 신 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컬럼비아대 MBA 학생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왔다. 업계에선 롯데가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한 초석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 위주였던 롯데는 2009년 비전 선포 이후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서면서 글로벌 인재 영입에 힘을 쓰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도 “롯데의 비전을 보여준 만큼 그들이 향후 입사를 위해 문을 두드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재 확보에 나선 것은 롯데뿐만이 아니다.

앞서 15일엔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이 미 예일대 MBA 학생 50여명을 회사에서 만나 경영전략을 설명했다. 이번 만남은 예일대 MBA 과정 지도교수인 신지웅 교수의 특별 요청으로 성사됐다. ‘예일국제체험여행’에 참가한 미국, 유럽, 아시아권 학생 50여명은 휠라코리아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을 방문했다. CEO가 직접 나서 프로그램을 설명한 것은 휠라코리아가 유일했다.

휠라코리아 측은 “언론노출을 위해서가 아니라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윤 사장이 직접 나선 것”이라며 “당초 30분간 진행하려던 질의·응답시간이 2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등 학생들의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을 이끌고 있는 박진수 사장도 인재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리크루팅 행사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박 사장을 비롯해 기술연구원장 유진녕 부사장, 최고인사책임자(CHO)인 김민환 상무 등이 미국 뉴저지주 티넥에 위치한 메리어트 호텔에서 이틀간 인재 채용 행사를 열기도 했다. 미국 상위 10여개 대학 학부생 및 석·박사 과정 학생 40여명이 참석했다.

구본무 LG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사업에 필요한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우리가 먼저 찾아간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