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시촌의 덩샤오핑’ 우런바오 사망… 中 개혁·개방전에 시장경제 적용 부자 마을 만들어
입력 2013-03-19 18:36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을 시작하기 전 이미 시골 마을에서 시장경제를 일으킨 ‘천하제일촌 덩샤오핑’으로 불리는 우런바오(吳仁寶·85)가 18일 암으로 사망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지난 1957년 장쑤(江蘇)성 빈촌인 화시(華西)촌 당서기로 부임한 뒤 마을을 발전시키기 위해 1961년부터 주민들을 설득해 양어장 건설 등 자체 사업을 시작했다. 천하제일촌(天下第一村)으로 불리는 ‘화시촌 신화’는 이렇게 시작됐지만 마을 공동산업 규모는 갈수록 커졌다.
이처럼 지난 1978년 12월 덩샤오핑이 참석한 중국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1기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을 선언하기 훨씬 전 화시촌에서는 자본주의 경제가 싹트고 있었다. 주민들은 우런바오를 ‘라오수지(老書記)’라고 부르며 따랐다.
우런바오는 1978년에는 공장 등 마을의 자산과 주민을 통합한 ‘화시그룹’을 설립했다. 주민들이 주주이자 직원으로 참여하면서 화시촌 전체는 철강 직물 항공 관광 등 분야에 진출한 기업 집단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화시촌 연간 매출액은 500억 위안(약 8조9000억원)이고 지난해 주민 1인당 소득은 8만8000위안에 달했다. 주민들은 자가용에다 별장식 주택도 갖고 있다.
2005년 타임지에 커버 인물로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종신 서기로 군림했다든가, 가족들을 통해 화시그룹을 사유화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금은 그의 아들 우셰언(吳協恩)이 화시그룹 회장으로 있다. 한편에서는 화시촌을 성공한 모델로 외부 세계에 알리기 위해 당 중앙이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