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군 폭격으로 레바논 종파갈등 고조
입력 2013-03-19 18:36 수정 2013-03-20 00:20
시리아 정부군이 전날 레바논 동부 국경지역을 폭격하자 레바논의 종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 ‘더 데일리 스타’가 19일 보도했다. 레바논은 과거 종교 문제로 수차례 내전을 겪어온 데다 2년간의 시리아 사태로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간 갈등이 격화된 상태다. 레바논의 시리아 난민 처우도 열악해질 전망이다.
공습 지역인 레바논 아살 지역은 수니파들의 거주지. 지역 주민들은 시아파에 속하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반대하는 대신 반군을 지지한다. 레바논 수니파 최고 종교 지도자인 모하메드 라시드 카바니는 공습이 가해진 당일 “종파 갈등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며 자제를 요청했고, 마르완 차벨 내무부 장관은 “국가가 불화의 벼랑 끝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공습 지역인 레바논 동쪽 국경에 주로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 처우도 열악해질 전망이다. 레바논의 시리아 난민계획을 총괄하는 람지 라만은 ‘더 데일리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국경이 모두에게 열려 있긴 하지만 오늘 우리나라는 전쟁에 시달리는 국가가 됐다”며 “난민 문제가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됐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수니파와 시아파 간 균형을 맞추려는 레바논 입장에선 대다수가 수니파인 시리아 난민의 유입이 부담스럽다.
한편 시리아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가연합(SNC)은 이날 미국 시민권자인 가산 히토를 임시정부 총리로 선출했다. 통신업체 임원 출신인 그는 48표 중 35표를 얻어 아사드 무스타파 전 시리아 농업장관을 따돌리고 총리에 선출됐다. 지난해까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부인, 네 자녀와 함께 평범하게 살던 그가 시리아 반정부와 반군을 통솔해야 하는 총리직에 선출된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태어난 그는 1980년대 초반 미국 인디애나주 퍼듀 대학과 웨슬리안 대학에서 수학, 컴퓨터과학 학사와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히토 총리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행한 첫 공식 연설에서 “아사드 정권과 대화할 여지는 없다”면서 “범죄를 저지른 정권의 모든 구성원은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임시정부 본부는 시리아 북부의 반군 거점에 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