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컬렉션 이원화 속사정은… 시 예산 삭감에 디자이너연합회 별도 쇼 추진

입력 2013-03-19 17:18

서울컬렉션이 서울시와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CFDK) 컬렉션으로 이원화된 것에 대해 CFDK 이상봉 회장은 19일, “신진디자이너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또 디자이너들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별도 쇼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블루스퀘어 쇼는 디자이너의 참가비와 CJ 오쇼핑, AK플라자 등 후원·협찬사의 지원으로 꾸려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양한 장소에서 쇼가 진행돼 디자이너 개성을 살리는 것은 바람직한 일로, 해외 초청 바이어와 프레스들이 양쪽 쇼를 모두 볼 수 있도록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등 공조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CFDK, 양쪽 모두 이번 작업은 협업(콜라보레이션)과 같은 형태라고 입을 모으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컬렉션 예산 삭감에 따른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시에서 예산을 지원받는 디자이너들도 예년과는 달리 참가비를 200만원씩 낼 만큼 서울시의 컬렉션 예산은 대폭 줄었다.

예산 삭감의 결과로 초래된 서울컬렉션의 이원화는 결국 예산 낭비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울컬렉션 일정을 보면 일부 쇼는 시간이 겹치고 양쪽 쇼의 시작 시간이 30분 간격이어서 어느 한쪽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경비 일부 또는 전체를 지원해 초청하고 있는 해외 바이어와 프레스가 절반의 쇼를 포기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은 서울 시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꼴이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