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이스트·로비스트·반려동물 전문가··· ‘지하 직업’ 양성화될까

입력 2013-03-19 17:11

[쿠키 경제]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미국·일본에는 있고 한국에는 없는 직업이 무엇일까. 새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과 관련해 ‘새로운 일자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하 직업’ 양성화, 전문직종의 기득권 완화, 해외직업 정보 소개를 대안으로 꼽았다. 특히 규제 때문에 음지로 숨어든 직업을 양지로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고용정보원 김중진 부연구위원은 19일 “법적인 규제 탓에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직종을 양성화하면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문신시술자, 사설탐정, 로비스트를 대표적인 ‘지하 직업’으로 꼽았다. 세 직종 모두 선진국에서는 합법적인 직업으로 인정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다. 사법 당국은 의사가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할 경우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수시로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의료행위에 포함되는 마취가 동반되기 때문이다. 사설탐정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로 금지되고 있다. 로비스트도 변호사법 등 여러 법적·제도적 장치에 의해 직·간접으로 규제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하 직업들은 덩치를 키우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2009년 주세법 개정 이후 소규모 맥주 제조가 가능해지면서 하우스 맥주 제조자인 ‘브루 마스터’ 직업이 생겨났다”며 규제 개혁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또 선진국에는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직업 정보를 소개하는 것도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새로운 사업 영역을 모색하는 기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복지주거환경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이 있다. 이들은 장애인과 노인 등 입주자 특성에 맞춰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건축업자에게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이미 복지 분야에 다양한 직종을 갖고 있는 선진국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는 우리나라도 받아들일 부분이 많다. 몸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고객을 찾아가는 방문 미용사, 요양이 필요한 사람에게 딱 맞는 복지용품을 추천해주는 복지용구 전문상담사 등이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직업이다.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에 따라 맞춤형 처방을 해주는 반려동물 라이프사이클러, 반려동물 전문 사진가 등은 선진국에서는 각광받는 직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앞서 18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선진국에는 우리와 다른 새로운, 보다 창의적인 직업군이 있을 것”이라며 “그 직업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하고 그것을 일자리 창출로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