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김제-부안 ‘새만금 삼국지 2라운드’
입력 2013-03-18 21:07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생겨난 방조제와 땅을 차지하기 위한 ‘새만금 삼국지’ 2라운드가 시작됐다. 3∼4호 방조제가 이미 군산시로 귀속된 이후 1∼2호 방조제를 놓고 군산과 김제시, 부안군 등 전북지역 3개 자치단체가 불꽃 튀는 다툼을 3년 만에 다시 펼치고 있다.
18일 전북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최근 농림수산식품부가 낸 새만금 1∼2호 방조제 구간에 대한 행정구역 결정신청을 공고했다. 행안부는 다음 달 4일까지 관련 지자체와 주민 등으로부터 의견을 받은 뒤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해 행정구역을 결정키로 했다. 방조제의 ‘주인’을 정하는 절차지만, 향후 안쪽 매립지 분할까지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3개 시·군의 사활을 건 승부가 예상된다.
이번 다툼은 최근 비안도 주민들의 육지 나들이 불편에 따른 호소에서 불이 붙었다. 군산시 비안도 주민 460여명은 뭍에 나갈 때 15분이면 되는 비안도∼가력도 여객선을 탔었다. 그러나 11년 전 뱃길이 끊기면서 2시간30분 걸리는 비안도∼선유도∼군산여객터미널을 잇는 여객선을 이용하고 있다. 결국 소형어선을 타고 가력도 선착장을 통해 내륙으로 오가고 있으나 사고 위험과 위법시비가 일자 가력항 여객선 운항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항구 관리권을 갖는 지자체가 정해져야 선착장 사용승인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3개 시·군은 물론 어민들까지 갈등하는 양상이다.
앞서 행안부는 2010년 3∼4호 방조제(길이 14㎞, 면적 195㏊)에 대한 행정구역 귀속지를 군산시로 결정했다. 이에 부안군과 김제시가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행정구역 결정취소 소송을 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당시처럼 ‘해상경계선’이 계속 준용된다면 새만금 전체 간척지 가운데 71.1%는 군산시 몫, 김제시와 부안군은 각각 15.7%와 13.2%를 차지하게 된다. 방조제는 94%가 군산시, 나머지는 부안군 몫이고 김제시는 없다.
부안군과 김제시는 “새만금권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비장한 입장이다. 반면 군산시는 나머지 방조제와 간척지도 똑같은 잣대로 결정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