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서 美 쿠데타 음모” 마두로 권한대행 주장 파문

입력 2013-03-18 19:04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권한대행이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쿠데타를 일으키려 한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마두로는 17일(현지시간) 방송된 TV 인터뷰에서 미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이 베네수엘라 대선일인 다음달 14일 이전 야권 단일후보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암살한 뒤 혼란을 틈타 쿠데타를 일으킬 계획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마두로는 그렇게 함으로써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증오를 가득 채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마두로는 음모의 주역으로 로저 노리에가와 오토 리치라는 이름을 가진 미국 관료 두 명을 지목하기도 했다. 마두로는 이 같은 정보를 “아주 우수한 소식통”에게서 얻었다고 밝혔지만, 그가 누군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노리에가와 리치는 모두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부인했다. 미 국무부도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누구를 해치려는 계획에도 연루돼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마두로는 지난 5일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2년에 걸친 암 투병 끝에 사망했을 때에도 “적이 병균을 주입해 차베스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차베스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다음달 14일 치러지는 베네수엘라 대선에는 마두로와 카프릴레스가 여야 대표로 맞붙는다. 카프릴레스는 차베스의 장기집권으로 인한 부정부패를 없애고 브라질 모델에 따라 경제를 개혁할 것 등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치러진 두 차례 여론조사에서는 마두로가 카프릴레스를 10% 포인트 정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