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美재무 류… 이틀간 中방문, 해킹·위안화 절상 대응력 관심
입력 2013-03-18 19:03
제이콥 류 미국 재무장관이 19∼20일 중국을 방문한다. 류 재무장관은 세제와 재정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발탁됐다. 하지만 국제적 이슈와 관련된 이렇다 할 경력이 없어 이번 방중이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양국 간 가장 큰 현안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해킹 공격 의혹과 위안화 절상 문제다. 최근 미국 정부기관과 언론사의 전산망이 잇따라 뚫리자 미국은 백악관까지 직접 나서 중국을 배후로 지목했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의 해킹이 전례 없는 규모로 늘어나면서 미국 기업의 지적 자산과 기술을 강탈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당국은 즉각 부인했지만 루 재무장관이 방중 기간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할 것이라는 게 WSJ의 전망이다.
중국 위안화 가치 역시 미국으로서는 여전히 민감한 사안이다. 중국은 최근 몇 년 간 미국의 압박으로 위안화 절상 속도를 높였지만 미국은 추가적인 절상을 원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단행된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의 영향으로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빨라지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류 재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이틀간의 방중 기간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하고 리커창 총리와 러우 지웨이 재정부장 등과 회담을 갖는다. 하지만 티모시 가이트너나 헨리 폴슨 등 전임자들에 비해 중국에 대한 배경지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이트너 전 장관은 1980년대 중국에서 중국어를 공부했고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0년대부터 재무부에 재직하면서 국제 이슈에 대해 전문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폴슨 전 장관도 중국에서 몇 년간 여러 기업거래를 주도한 경력이 있어 중국에 대한 지식이 밝다. 대신 류 재무장관은 재무부 내 국제문제 전문가인 라엘 브레이너드 국제담당 차관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