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러프 헤치고 기어코 새 골프여제 우뚝… 2013년 2승 루이스 랭킹1위 도약

입력 2013-03-18 18:52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도 그를 굴복시키지 못했다. 척추에 5개의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았지만 그는 마침내 세계 골프 여제로 우뚝 섰다.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RR 도넬리 파운더스컵에서 우승,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스테이시 루이스(28·미국)의 사연이다.

8세에 골프채를 잡은 루이스는 11세때부터 척추측만증을 앓았다. 그 후 7년 반이나 하루 18시간 플라스틱 척추교정기를 입고 다녀야 했고, 아칸소 대학에 입학하던 해에는 척추에 철심 5개를 박고 나사로 고정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당시에는 다시 걸을 수 있을지 조차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2005년에야 골프채를 다시 잡은 루이스는 2007년 미국대학챔피언에 오르며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하기 시작했다.

2008년 미셸 위, 양희영 등과 함께 LPGA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참가해 수석으로 합격한 그는 26세이던 2011년 4월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를 꺾고 첫 우승을 일궈낸다.

그의 불운은 이뿐 만이 아니었다. 2007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LPGA투어 ‘P&G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는 첫날 선두로 나섰지만 악천후로 나머지 2개 라운드가 취소되면서 비공식 우승자로 남게 됐다. 나비스코 우승 뒤 대회 전통에 따라 호수에 함께 뛰어든 어머니가 다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번 대회 3라운드 16번 홀에서는 캐디가 벙커에 들어가 모래 상태를 점검하고서 루이스와 대화를 나눈 것이 드러나 2벌타를 받기도 했다.

미야자토 아이(일본)에 4타 뒤진 채 마지막 날 경기를 시작한 루이스는 이날 8언더파 64타를 써내며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 미야자토(20언더파)에 역전 우승을 일궜다. 시즌 2승이자 통산 7승째. 이날 우승으로 루이스는 109주째 정상을 지켜온 청야니와 최나연(25·SK텔레콤)을 제치고 3위에서 1위로 수직상승했다. 2006년 랭킹제도 도입 후 미국 선수가 1위에 오른 것은 2010년 총 5주 동안 1위에 올랐던 크리스티 커 이후 두 번째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