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어쩌다 인트라넷 내용까지 유출… 국정원 ‘멘붕’
입력 2013-03-18 18:26
국가정보원은 18일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고 발칵 뒤집혔다. 그가 원세훈 국정원장이 국내 정치에 불법적으로 개입하려 했다고 폭로한 내부 문건이 2009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정원 인트라넷에 게시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고 정보기관의 내부 통신망에 있는 국정원장 지시사항과 말씀 내용이 야당 국회의원 손에 송두리째 넘어갔다는 얘기다.
국정원은 야당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곧바로 ‘진상 규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대체 이런 자료가 어떻게 외부에 유출됐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단 국정원 측은 내부 소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킹을 통한 유출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국정원 인트라넷에 올려진 자료는 원천적으로 출력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누군가 인트라넷을 보고 일일이 적어 외부로 빼돌렸을 개연성이 높다. 여권 관계자는 “정권 이양기를 틈타 원세훈 원장 체제에 불만을 품은 직원이 저지른 일 같다”고 했다. 국정원 안팎에서는 대선 개입 논란 등을 떠나 정보기관의 직원용 내부 자료가 밖으로 유출된 것 자체가 조직의 기강 해이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