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 젖니 여든까지… 충치부터 예방하라

입력 2013-03-18 17:28


유치(젖니)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평생 치아건강에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빠질 치아’라고 소홀히 관리했다간 앞으로 나올 영구치뿐 아니라 성장발육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젖니가 나기 시작할 때 특히 부모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다음 3가지다. ①우유병우식증이 생기지 않게 조심하고 ②치발기(齒發器)를 깨끗하게 관리하며 ③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 검진을 받도록 하라는 것이다.

젖니가 나오는 시기에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주의사항을 목동중앙치과병원 변욱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젖니, 충치 방치하면 영구치 성장 발육에 악영향=젖니는 생후 6개월 무렵 아래턱 앞니가 나오는 것을 시작으로 24개월까지 모두 20개가 나온다. 음식을 씹는 기능, 발음, 잇몸 뼈와 턱뼈 성장 및 발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젖니 밑에는 영구치의 싹이 자라고 있다. 따라서 젖니에 충치가 생기면 영구치 발육과 잇몸에 악영향을 미치기 쉽다. 결과적으로 영양섭취에 어려움이 따라 신체의 성장발육도 방해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충치로 인해 젖니가 일찍 빠지면 인접 치아들이 빈 공간으로 쓰러져 이후 돋아나는 영구치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게 되고, 결국 입 모양까지 변할 수도 있다. 곧 빠질 치아라고 해서 젖니 관리를 소홀히 해선 안 되는 이유다.

젖니의 맨 바깥층 성분인 법랑질은 영구치의 절반 두께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당분과 산 등에 의해 쉽게 상하기 때문에 아이가 젖병을 입에 문채 자거나 모유수유 중 잠들지 않도록 잘 돌봐야 한다. 이런 습관이 몸에 배면 ‘우유병우식증’이 나타나기 쉽다.

우유병우식증은 주로 2세 이하 영아의 위쪽 앞니 4개에 생기는 충치를 말한다. 아이가 이 병에 걸리면 우유나 모유가 윗입술과 치아 사이에 고여 윗니 앞쪽부터 이가 하얗게 변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젖먹이 아이에게 우유병우식증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무엇보다 수유 시 주의해야 한다. 아이를 재울 때 수유를 줄이고, 아이가 보채기 때문에 부득이 젖병을 물려야 할 때도 우유나 분유대신 보리차나 생수만 물려야 한다.

젖병을 떼기 위한 훈련용으로 사용하는 빨대 컵을 입에 물고 생활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역시 사용 횟수를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 꼼꼼한 양치질도 중요하다.

◇치발기, 치아와 잇몸 상태 따라 골라 써야=흔히 치발기라고 부르는 치아발육기는 유치가 나오는 단계에 사용하는 육아용품이다. 아기가 잇몸의 가려움이나 통증, 작열감(타는 듯 화끈거림) 때문에 보채거나 손가락을 빨 때 주로 사용된다. 잇몸 마사지 효과에다 손가락 빠는 습관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치발기는 부드러운 것, 안에 액체가 들어있는 것, 딱딱한 것 등 크게 3종류가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의 상태에 따라 이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먼저 라텍스 등으로 만든 부드러운 치발기는 이가 막 나오기 시작할 때 물리면 통증이나 가려움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또 플라스틱이나 고무 튜브 안에 액체가 들어있는 치발기는 아기의 잇몸이 부었을 때 효과적이다. 냉장보관 했다가 차가운 상태에서 물리면 잇몸을 진정시키고 통증도 줄일 수 있다. 단, 플라스틱이나 나무 재질의 딱딱한 치발기는 젖니가 완전히 난 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치발기를 고를 때는 항균성과 무독성을 갖춰 안전한지 여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사용 시 수시로 깨끗이 세척하고 끓는 물에 소독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젖니가 완전히 다 나온 뒤에는 적어도 3개월 단위로 치과를 방문, 검진을 받도록 하자. 젖니는 영구치보다 약해 충치가 쉽게 생기고 진행 속도도 빠르다. 따라서 처음 이가 난 후 6개월 안에 치과를 방문하고, 그 후에는 3개월마다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치과 검진을 받으면서 젖니에도 불소를 도포하거나 치아의 벌어진 틈을 메워주는 실란트 처치를 하면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물론 우유병우식증 같은 충치가 생겼을 때는 곧바로 치료해야 한다. 젖니에 생긴 충치도 치수(신경과 혈관이 분포된 치아의 내부)까지 번질 경우 신경치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충치로 젖니가 빠진 경우엔 나중에 영구치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이웃 치아와 적당한 간격을 유지시키는 장치를 해준다. 그래야 치열이 안 비뚤어진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