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내기도 어렵고… 손놓고 있을 수도 없고… 親盧, 민주 5·4 전대 속앓이

입력 2013-03-17 18:48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노무현계와 주류 세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잇단 선거 패배 책임론에 맞서 후보를 내기가 쉽지 않고, 그렇다고 책임론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속수무책 지켜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당 대표 후보군에서는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이 ‘대세론’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당내 패권주의’를 맹비판하며 친노에 날을 세우고 있다. 반면 친노는 아직 독자적으로 낼 후보가 없는 상태다. 지난해 친노 진영의 대표 격인 한명숙, 이해찬 의원이 당 대표를 맡았지만 총선·대선에서 연거푸 패배했다. 책임론이 팽배해 계파색깔이 뚜렷한 후보를 내세우기는 부담스럽다.

그동안 친노와 함께 주류로 분류돼 온 김부겸 전 의원이 대안으로 거론됐지만 그는 최근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친노 대 반노 구도로 싸우면 결국 분당(分黨)”이라고 못을 박기도 했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정세균 상임고문마저 불출마 입장으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진영은 현재 당내 대선평가위원회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어 차기 지도부의 향배를 손놓고 지켜볼 수만도 없다. 또 새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한다.

결국 다음달 당 대표 선거 구도가 가시화되면 어떻게든 친노 지지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리란 분석이 많다. 특히 최근 ‘계파 청산’을 내세운 초선의원 33명과 친노 진영의 연대 가능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선의원들이 선거 패배 책임론보다는 당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친노 입장에서는 초선의원들과 ‘한배’를 타는 게 유리하다. 초선의원 중에 문재인 전 대선후보 캠프에서 대변인과 단일화협상팀원 등 주요 보직을 맡은 인사가 많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이용섭 의원은 17일 초선의원 33명을 3·1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명에 비유하며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기도 했다. 김한길 의원을 견제하고 초선의원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다목적 포석인 셈이다.

한편 주요 시·도당 위원장 자리를 두고서도 친노·주류와 비주류 간의 세 대결 양상이 전개될지 주목된다. 특히 경기도당위원장에 친노 진영의 김태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고,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이찬열 의원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