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4·24 재·보궐선거… ‘여야 주자들 잇단 출사표’ 안철수, 박원순과 회동

입력 2013-03-17 18:48 수정 2013-03-18 00:06

4·24 재·보궐선거 출마자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여야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노원병은 17일 예비후보 4명이 처음 대면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노원병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회동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보들 속속 출사표=새누리당이 16일 재보선 후보자 접수를 마감한 결과 국회의원 선거가 열리는 세 지역구에 모두 13명이 신청했다. 노원병에는 당협위원장인 허준영 전 경찰청장을 비롯해 이성복 예비역 육군 중령, 주준희 전 18대 대선 중앙선대위 대외협력특보 등 3명이 신청했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 홍정욱·나경원·원희룡 전 의원 등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들은 신청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당 안팎에서는 중량급 인사의 전략 공천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무성 전 대선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이 일찌감치 출마 선언한 부산 영도는 다른 신청자가 없었다. 충남 부여·청양에는 이완구 전 충남지사를 비롯해 무려 9명이 신청서를 내면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주 초부터 후보자들의 전과 및 병역 사항을 포함한 당무감사와 현장면접 등 본격적인 공천 작업에 착수한다. 관심 지역인 노원병의 경우 당선 가능성 등을 감안해 전략 공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은 노원병의 경우 무소속 안 전 교수와 통합진보당 정태흥 서울시당위원장, 진보정의당에선 노회찬 전 의원 부인인 김지선씨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이동섭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했지만 공천 자체가 불투명하다. 안 전 교수가 대선후보를 양보했던 만큼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당이) 야권의 대표로서 연대의 정신, 통합의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 소임 또한 막중하다”며 “소임을 중히 여겨 민주당은 어렵지만 노원병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결단을 내렸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달아오르는 선거전=이번 재보선 최대 관심 지역인 노원병은 사실상 선거전의 막이 올랐다. 허 전 경찰청장, 이 지역위원장, 김씨, 안 전 교수 등 4명은 이날 오전 서울 상계동 마들스타디움에서 열린 ‘험멜 코리아 회장기 노원구 국민생활체육 축구대회’ 개회식에 함께 참석했다. 내빈석에 나란히 앉은 네 후보는 서로 악수하고 짧은 인사를 나눴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안 전 교수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 정동 달개비식당에서 50분간 만났다. 달개비식당은 지난해 대선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이뤄진 장소다. 만남은 안 전 교수 측에서 박 시장 측에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교수 측 송호창 의원은 “박 시장은 안 전 교수에게 ‘정치권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안 전 교수는 또 노원병의 뉴타운 문제와 창동 지하철 기지 이전 문제 등 지역 현안에 대해 박 시장에게 이야기하고, 박 시장은 이에 대해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 시작 때 안 전 교수가 박 시장에게 “주민을 뵙고 오느라 옷도 못 갈아입고 왔다”고 말하자 박 시장은 “선거운동 제대로 한다”고 화답했다.

김현길 임성수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