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철모’ 연평 해병, 한수원 특채… 임준영씨 원전 기술자로
입력 2013-03-17 18:47
불붙은 철모를 쓴 채 북한의 포격에 맞서 싸웠던 해병대원이 한국수력원자력에 특별 채용됐다.
한수원은 지난 2010년 북한군의 연평도 도발 당시 철모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K-9 자주포를 응사했던 당시 해병대 상병 임준영(24·사진)씨가 17일 자사에 최종 입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1주년을 맞아 불굴의 해병대 포병정신을 보여준 임씨에게 국가유공자 특별 채용을 제안했고, 2월 학업을 마친 임씨가 이를 받아들임에 따라 18일부터 한수원으로 출근하게 됐다.
임씨는 “부모님 품을 벗어나 사회생활을 하려니 군대에 다시 가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떨린다”면서 “진짜 무서운 일은 군에서 겪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임씨는 인하공업대학에서 자동차를 공부했지만 한수원에 입사해 원자로와 발전기에 대한 설비, 정비를 배우게 된다. 한수원 인재개발원에서 신입사원 기본과정을 수료한 뒤 원자력 이론 기초 등을 배우고 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임씨는 “입사 전 인터넷으로 한수원이 국내 소비 전력을 상당 부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전을 담당하는 회사에 들어가 원자력 설비를 정비하고 조작할 것을 생각하니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임씨 외에도 전국 마이스터고 학생 190명을 채용했다. 이들은 2011년 9월 마이스터고 2학년 때 한수원의 인턴으로 선발돼 1년6개월 넘게 예비과정을 거쳤다. 한수원 김균섭 사장은 “고졸 신입사원도 입사 4년이 지나면 대졸자와 급여, 승진에서 동등하게 처우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