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여왕의 귀환] 김연아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최고 점수 ‘무결점 연기’… 경쟁상대는 자신 뿐
입력 2013-03-17 18:42
돌아온 ‘피겨여왕’의 대관식에 객석을 가득 메운 9000여 관중들은 우렁찬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했다.
김연아(23)가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펼치며 대회 사상 최고 점수로 우승했다. 김연아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치러진 대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결점 연기로 148.34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점수(69.97점)를 합쳐 종합 218.31점을 획득,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197.89점·이탈리아)를 무려 20점 차 이상으로 크게 따돌리고 4년 만에 대회 왕관을 다시 차지했다. 김연아와 코스트너의 점수 차(20.42점)는 피겨가 신채점제를 채택한 이후 열린 9차례 세계선수권 가운데 가장 크다.
김연아의 우승으로 한국은 2014년 2월에 열리는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을 3장이나 얻게 됐다.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싱글에 3명의 선수를 보낼 수 있는 나라는 한국, 미국, 일본뿐이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 피겨를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세운 김연아가 다시 한번 신기원을 연 것이다.
이날 김연아는 여왕의 대관식에 걸맞은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지난 15일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게만 유독 박한 점수를 줬던 심판들도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높은 점수를 줬다. 김연아는 기술점수(TES) 74.73점과 예술점수(PCS) 73.61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김연아가 이번에 기록한 218.31점은 여자 싱글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역대 최고 기록은 김연아가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작성한 228.56점이다.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는 196.47점으로 코스트너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해외 언론은 “여왕이 돌아왔다” “김연아를 위한 대회” “범접할 수 없는 연기” “밴쿠버올림픽의 재연” 등 김연아에게 최고의 찬사를 쏟아냈다. 일본 언론도 아쉬움 속에서 김연아의 압도적인 기량을 인정했다.
이날 캐나다 합창단이 직접 한국어로 부르는 애국가 속에 시상대에 오른 김연아는 17일 밤 갈라쇼 출연을 끝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을 마무리짓고 18일 귀국길에 오른다. 소치동계올림픽 도전을 선언한 지난해 7월 이후 쉼 없이 달려온 김연아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5∼6월 국내에서 아이스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