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농구 대약진 이끈 문경은 리더십… 신선우-김진-유재학 유산 합작품
입력 2013-03-17 18:30 수정 2013-03-17 23:02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만년 하위 서울 SK를 일약 1위 팀으로 만든 문경은(42) 감독은 17일 자신의 지도력에 대해 “내가 선수시절 모셨던 선배 감독에게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문 감독은 가장 먼저 2010년 자신의 현역 은퇴 당시 사령탑이었던 신선우 전 감독에 대해선 “선수들을 뽑는 능력을 배웠다”고 했다. 신의 계산이란 뜻인 ‘신산(神算)’이라는 별명을 가진 신 전 감독을 통해 문 감독은 똑같은 실력을 가진 신인이라면 인품이 좋고, 농구에 최선을 다해야하는 가정환경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뽑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문 감독은 드래프트에서 김선형과 최부경을 뽑았고, 이들은 화답하듯 올 시즌 SK 돌풍의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
2007~2008시즌부터 세 시즌을 함께했던 김진 LG 감독에 대해선 공격과 수비의 패턴을 배웠다고 한다. 문 감독은 2010년 김 감독이 SK 감독을 사퇴했을 때 “너도 곧 지도자가 될 것이고, 반드시 성공해라”는 말과 함께 공격과 수비 패턴이 담긴 파일을 선물받았다고 한다. 결국 문 감독은 김 감독에게서 배운 다양한 전술을 토대로 올 시즌 3-2드롭존, 1가드-4포워드 시스템을 완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끝으로 2000년대 초 SK 빅스 시절 사령탑이었던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으로부터는 선수 장악능력을 배웠다. 문 감독은 모래알 조직이라는 SK 선수들을 잘 장악해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다만 문 감독의 SK는 17일 고양 오리온스에 84대 87로 지며 43승10패가 돼 지난해 동부가 세운 한 시즌 팀 최다승(44승) 기록 경신이 무산됐다. 인천 전자랜드는 안양 KGC인삼공사를 72대 69로, 전주 KCC는 LG를 79대 74로 각각 물리쳤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