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추한 미군’… 홍대 앞서 잇따라 경관 폭행

입력 2013-03-17 18:23 수정 2013-03-17 22:53

주말 새벽 서울 홍대 근처에서 술에 취한 미군들이 한국 경찰관을 잇달아 폭행했다. 미군이 서울 도심에서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사건이 마무리되지도 않은 시점이어서 주한미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7일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주한미군 E일병(19)을 조사해 미군 헌병대에 넘겼다.

E일병은 오전 3시쯤 지인들과 홍대 근처에서 술을 마신 뒤 만취 상태로 인근 호프집 화장실에 들어가 변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피웠다. 이후 E일병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문모(28) 순경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문 순경은 E일병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안경이 부러지고 옷이 찢어졌다.

불과 2시간 후엔 또 다른 미군이 한국 경찰관을 밀어 넘어뜨려 부상을 입혔다. 미군 성남항공대에 근무하는 I병장(30)은 새벽 술에 취해 지나가던 파키스탄인 등과 시비를 벌이다 오전 5시쯤 서교치안센터에 끌려왔다. 피해자와 합의하기로 하고 치안센터를 나가려던 I병장은 갑자기 치안센터로 다시 들어오려 했고 이 과정에서 류모(41) 경사를 밀어 넘어뜨렸다. 류 경사는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무릎을 다쳤고 치안센터 문고리도 파손됐다.

경찰은 E씨와 I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미군 대표부 입회 아래 조사를 벌인 뒤 미군 헌병대에 인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이 경미해 추가 조사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평택에서는 지난 15일 한 미군이 엘리베이터에서 20대 여성에게 음란동영상을 보여준 뒤 달아나는 여성의 손을 붙잡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16일 새벽에는 경기도 동두천에서 클럽을 운영하는 이모(33)씨가 술에 취해 지인을 집단 구타하는 미군 3명을 흉기로 찌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이날 에드 동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담당 공사참사관을 외교부 청사로 초치, 유감 표명과 함께 미국 측이 자체적으로 범죄근절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