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간 필리버스터 폴 의원, 美 공화당 대선주자 급부상… 보수단체 모의투표서 1위
입력 2013-03-17 18:10
존 브레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의 인준 표결을 막기 위해 무려 13시간 동안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했던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이 공화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폴 상원의원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수세력 결집체인 ‘보수주의 정치행동회의(CPAC)’ 연차총회에서 벌인 모의투표 결과 공화당의 차기 대권 잠룡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폴 의원은 세 차례나 대선 경쟁에 뛰어들었던 론 폴 전 하원의원의 아들이다.
폴 상원의원의 지지율은 25%였고,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23%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릭 샌토럼(펜실베이니아) 전 상원의원이 3위, 이번 총회에 초청받지 못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4위에 그쳤다.
폴 의원이 1위를 하는 데는 단체로 버스를 빌려 총회장을 찾은 대학생들의 지지가 큰 몫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의투표 참가자 293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18∼25세다. 대학생들은 폴 상원의원이 아버지 론 폴 전 의원처럼 일상생활에서 정부 역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자유의지론(libertarianism)을 주창하는 데 호감을 느끼고 있다.
CPAC 모의투표에서 1위를 한 정치인이 실제 대통령이 된 경우는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W 부시 등 두 사람밖에 없어 투표 결과를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필리버스터 이후 보수성향의 유권자 운동인 ‘티파티’ 진영과 주류 공화당원들이 폴 의원에게 엄청난 지지를 보내면서 정치자금 기부도 잇따르고 있어 향후 대권 행보에 상당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