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시진핑 “중국의 꿈 이루겠다” 강조… 대국외교 시동

입력 2013-03-17 18:05 수정 2013-03-17 22:52


“중국의 꿈(中國夢)을 이루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중국의 역량을 응집시켜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17일 취임 뒤 첫 연설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 중국의 꿈”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서 22분 동안 계속된 연설 내내 ‘중국의 꿈’을 말하면서 이를 통해 국가 부강, 민족 진흥, 인민 행복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새 지도부가 다시 한 번 ‘강한 중국’ 건설과 민생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대국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관측된다. 12기 전인대는 이날 ‘시진핑-리커창(李克强) 체제’를 공식 출범시키고 막을 내렸다.

◇리커창, “부패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리커창 총리는 전인대 폐막 직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부패 척결을 국정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리커창의 이날 회견은 총리 취임 뒤 공식적인 데뷔 무대라는 의미를 지닌다.

리 총리는 “새 정부 시정 목표 가운데 첫째는 경제 발전이며 민생 개선, 공정한 사회 건설이 각각 그 다음”이라고 전제하고 “이를 위해 혁신 정부, 청렴 정부, 법치 정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부패 척결을 통해 공정한 사회를 건설할 때 그 사회에 창조적인 활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새 국무원은 과도기 성격=16일 확정된 새 국무원 부장급 가운데 과반이 60세 이상이다. 홍콩 명보(明報)는 ‘노인 내각’이라면서 “5년 임기 전에 65세 정년이 돼 떠날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시절 입각한 각료 상당수가 유임됨에 따라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내각은 과도기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지도부가 10년 동안 통치하면서 초기에는 직전 지도부의 영향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중국 정치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이와 함께 환경보호, 교육,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과 인민은행장에 대해서는 전인대 투표에서 비교적 많은 반대표가 나와 이 분야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 4명에 대한 반대 투표는 100표가 넘었다고 명보가 전했다.

특히 저우성셴(周生賢) 환경보호부장의 경우 각료 25명 가운데 가장 낮은 찬성률을 보였다. 총 투표수 2952표 가운데 218표(반대 171표, 기권 47표)가 저우성셴을 거부했다. 환경 문제가 심각한 데도 환경부 수장이 유임된 데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투표가 과거와 달리 단순한 요식행위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리커창 국무원’에서는 박사 학위 소지자가 13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커창(경제학), 류옌둥(법학), 양제츠(역사학), 궈성쿤(관리학)과 장관급 부처장 9명이 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총리 부총리 국무위원을 포함해 각료 가운데 인문계열 전공자가 25명으로 이공계 전공자(8명)에 비해 훨씬 많았다. 이들 가운데 12명은 하방(下放) 경험을 갖고 있다.

새 국무원에서는 리커창, 류옌둥, 왕양 부총리, 양징 국무위원 겸 국무원 비서장, 황수셴 감찰부장, 리리궈 민정부장, 우아이잉 사법부장, 장다밍 국토자원부장, 양촨탕 교통운수부장, 차이우 문화부장이 공청단으로 분류된다. 18차 당 대회에서 세를 잃는 모습이었으나 이번 양회를 통해 힘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