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연일 추락하고 있는데… 한은 뒤늦은 매입 손실 우려

입력 2013-03-17 17:53

금값이 연일 추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뒤늦게 금 매입에 뛰어들어 ‘손실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런던금시장연합회(LBMA)는 국제 금 가격이 지난 15일 기준으로 1트로이온스(31.1g)당 1595.50달러라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1714.80달러까지 치솟았던 금 가격은 지난해 12월 1675.35달러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달 말 1588.50 달러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안전자산인 금은 지난해 말까지 거침없는 상승세를 탔었다. 미국·유럽 시장이 흔들리면서 갈 곳 없는 돈이 금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선진국이 경쟁적으로 양적완화에 뛰어들면서 금은 인플레이션 회피수단으로도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경제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자 금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금값이 연일 하락하자 한은이 과도하게 사들이는 것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7억8000만 달러를 들여 금 14t을 매입했다. 지난달에는 10억3000만 달러를 써 20t을 더 구입했다. 최근 4개월 사이에만 18억1000만 달러를 투입해 34t이나 매입한 것이다. 문제는 최근 시세라면 같은 규모의 금을 17억4400만 달러에 살 수 있었다는 데 있다. 산술적으로 6000만 달러 이상을 손해 본 셈이다.

논란이 커지자 김중수 한은 총재까지 나서 진화에 나섰다. 김 총재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경제규모(세계 15위)에 맞추겠다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금을 가지는 것은 중앙은행으로 필요하다”며 “단기보다 먼 훗날까지 바라본 우리나라 보유외화 운용에 관한 원칙이나 방침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