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이어… 대형마트 알뜰폰 전쟁 시작됐다

입력 2013-03-17 17:35


대형마트가 본격적인 알뜰폰(MVNO) 경쟁에 나섰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알뜰폰인 ‘2nd’ 판매에 나선 데 이어 홈플러스와 이마트도 조만간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7일부터 잠실점, 구로점 등 서울권 일부 점포에서 ‘2nd’를 시범적으로 판매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전국 60개 점포로 확대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일명 ‘편의점폰’으로 알려진 ‘2nd’는 프리피아와 알뜰폰 사업자인 SK텔링크가 8만4900원에 내놓은 저가 휴대전화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롯데마트보다 알뜰폰 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롯데마트의 경우 SK텔레콤 회선을 재판매하는 SK텔링크를 통해 알뜰폰을 판매하고 있다면 두 회사는 직접 이동통신업체 회선을 빌려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유통 업계에선 홈플러스가 오는 21일, 이마트가 다음달 1일 알뜰폰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마트가 알뜰폰 시장에 뛰어드는 데는 막강한 유통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알뜰폰의 주요 유통 경로는 온라인과 편의점이었다. 온라인에선 매장을 만드는 대신 저가의 단말기와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가입자를 모집했다. GS25나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은 단말기를 납품하고 구매자가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들과 달리 대형마트는 온·오프라인에서 막강한 유통 경쟁력을 보유한 데다 자본력까지 갖추고 있어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들어와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선 반갑다”면서 “하지만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대형 마트와의 경쟁에서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단 시장에선 편의점과 협력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대형마트와 가격으로 승부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알뜰폰은 대부분 2만∼8만원대의 초저가 단말기다. 대형마트는 이보다 비싼 단말기 라인업을 선보일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홈플러스는 ‘테스코모바일폰’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한 전용 휴대전화 출시도 계획 중이다.

홈플러스는 “일반 통신사 대비 최대 30% 저렴한 가격으로 알뜰폰을 개발해 5년 내 통신서비스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내부 직원을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5월에는 정식으로 알뜰폰 영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